‘다름’을 꿰매 예술로 하나되다
남도국악원 20일 진도 진악당
장애인문화예술공동체 초청공연
‘조각보-그것은 내가 해야제’
진도·영암 예술인 협연 무대
소리꾼 최예나 ‘심청가’ 등 풍성
장애인문화예술공동체 초청공연
‘조각보-그것은 내가 해야제’
진도·영암 예술인 협연 무대
소리꾼 최예나 ‘심청가’ 등 풍성
![]() 영암군장애인주간보호센터 이용자들로 구성된 음악난타팀 ‘라파’ 단원들.<영암군장애인주간보호센터 제공> |
서로 다른 조각들이 모여 하나의 무늬를 이루듯 각자의 조건과 속도로 쌓아온 예술의 시간이 무대 위에서 만난다. 어떤 장애물이 있더라도 예술을 향한 마음만큼은 멈추지 않는다. 삶의 한계를 넘어 예술을 길어 올린 이들의 이야기가 국악 무대로 펼쳐진다.
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20일 오후 3시 진도 진악당에서 장애인문화예술공동체 사람사랑 초청공연 ‘조각보-그것은 내가 해야제’를 선보인다. 토요상설공연 ‘국악이 좋다’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무대는 장애예술인들이 공연의 기획과 준비 과정 전반에 주체적으로 참여한 공연이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조화의 가치를 국악과 전통 연희로 풀어낸다.
공연의 제목인 ‘조각보’는 서로 다른 천 조각들이 이어져 하나의 아름다움을 이루는 전통 공예에서 착안했다. 장애와 비장애, 익숙함과 낯섦, 각자의 삶과 예술이 한 보자기 안에서 어우러지며 ‘다름 속의 조화’를 이야기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부제 ‘그것은 내가 해야제!’는 명고 김청만의 말에서 따온 것으로 예술을 향한 책임과 다짐, 삶을 대하는 태도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무대의 문은 통영고성오광대 중 ‘문둥춤’으로 열린다. 양반의 자손이지만 불치의 병으로 사회에서 소외된 인물을 형상화한 이 춤은 장애를 결핍이 아닌 예술로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낸다. 손마회가 춤을 맡고, 우도농악보존회가 악사로 함께한다. 이어 진도군장애인종합복지관 이용자들이 준비한 ‘신명의 북소리’가 무대를 채운다. 지체·발달·뇌병변 등 다양한 장애를 지닌 10여 명의 예술인들이 진도북놀이 가락을 바탕으로 흥겨운 한마당을 펼친다. 이들은 사람사랑 대표이자 진도군립국악원 상임단원 한홍수의 지도로 국악을 익혀왔다.
복지관 관계자는 “직접 민요를 지어 부르는 등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북을 배웠다”며 “각자의 특징은 달라도 진도인 내면에 깃든 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쟁 명인 김영길이 들려주는 ‘박종선류 아쟁산조’는 공연의 흐름을 깊고 묵직하게 이어간다. 조선 후기 독주곡으로 발전한 산조 특유의 즉흥성과 아쟁의 애잔하면서도 힘 있는 음색이 어우러져 마치 먼 바다에서 밀려오는 파도처럼 잔잔하면서도 웅대한 울림을 전한다. 장단은 한홍수가 맡는다.
공연 후반부에는 영암군장애인주간보호센터 이용자들 가운데 지적장애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라파’의 음악난타 무대가 펼쳐진다. ‘한잔해’, ‘사랑의 재개발’, ‘뱃놀이’ 등 친숙한 트로트 선율에 맞춰 타악 리듬과 몸짓을 결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무대에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더한다.
시각장애인 소리꾼 최예나도 무대에 올라 명고 김청만의 북 반주에 맞춰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들려준다. 소리를 향한 소리꾼의 간절함이 판소리의 서사와 겹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공연의 마지막은 우도농악보존회를 중심으로 한 ‘함께 노는 판굿’이다. 연희자와 관객,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흥의 마당으로 국악이 지닌 공동체적 힘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홍수 대표는 “이번 공연은 장애예술인들이 주체가 돼 국악의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하는 무대”라며 “국악을 할 때 가장 행복해하는 장애예술인들의 에너지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장애예술인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애인문화예술공동체 사람사랑은 2011년 지체·시각·지적장애인 등 장애예술가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문화예술전문단체다. ‘장애를 예술로, 예술을 나눔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교육과 공연,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장애예술인에게는 자기계발의 계기를, 비장애인에게는 장애 인식 개선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관람료 무료.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국립남도국악원은 오는 20일 오후 3시 진도 진악당에서 장애인문화예술공동체 사람사랑 초청공연 ‘조각보-그것은 내가 해야제’를 선보인다. 토요상설공연 ‘국악이 좋다’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무대는 장애예술인들이 공연의 기획과 준비 과정 전반에 주체적으로 참여한 공연이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만들어내는 조화의 가치를 국악과 전통 연희로 풀어낸다.
복지관 관계자는 “직접 민요를 지어 부르는 등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북을 배웠다”며 “각자의 특징은 달라도 진도인 내면에 깃든 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진도군장애인종합복지관 이용자들의 ‘신명의 북소리’ 장면. <국립남도국악원 제공> |
공연 후반부에는 영암군장애인주간보호센터 이용자들 가운데 지적장애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라파’의 음악난타 무대가 펼쳐진다. ‘한잔해’, ‘사랑의 재개발’, ‘뱃놀이’ 등 친숙한 트로트 선율에 맞춰 타악 리듬과 몸짓을 결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무대에 밝고 유쾌한 에너지를 더한다.
시각장애인 소리꾼 최예나도 무대에 올라 명고 김청만의 북 반주에 맞춰 판소리 심청가 중 ‘심봉사 눈 뜨는 대목’을 들려준다. 소리를 향한 소리꾼의 간절함이 판소리의 서사와 겹치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공연의 마지막은 우도농악보존회를 중심으로 한 ‘함께 노는 판굿’이다. 연희자와 관객,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흥의 마당으로 국악이 지닌 공동체적 힘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장면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홍수 대표는 “이번 공연은 장애예술인들이 주체가 돼 국악의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하는 무대”라며 “국악을 할 때 가장 행복해하는 장애예술인들의 에너지가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장애예술인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애인문화예술공동체 사람사랑은 2011년 지체·시각·지적장애인 등 장애예술가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문화예술전문단체다. ‘장애를 예술로, 예술을 나눔으로’라는 슬로건 아래 교육과 공연, 나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며 장애예술인에게는 자기계발의 계기를, 비장애인에게는 장애 인식 개선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관람료 무료.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