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서 찾은 세계사…예술로 걷는 도시 여정
[박성천 기자가 추천하는 책] 세계 일주 미술 여행, 오그림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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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룩소르, 피렌체, 파리, 도쿄, 빈, 뉴욕.
위에 열거한 도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니 이들 도시를 하나로 엮을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바로 ‘예술’이다. 이들은 고대 문명의 발상지부터 중세 르네상스의 중심, 그리고 현대 예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도시들이다. 그리고 이들 도시에는 내로라하는 미술관이 자리한다.
세계를 여행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역사를 매개로 접근할 수 있고, 관광 중심으로 방문할 수 있다. 특정 주제를 토대로 여행할 때 일반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핵심 가운데 하나는 ‘예술’이다. 그 가운데 미술관은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심미적인 공간이다.
‘세계 일주 미술 여행’은 여행하듯 즐겁게 세계 예술의 도시와 미술관을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대표 도시들과 대표 미술관이 주 모티브다.
스스로를 “예술을 통해 삶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 일컫는 오그림이 저자다. 그는 “예술은 삶의 정답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보게 만드는 질문’을 건넨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이번 책에서도 저자는 보이는 것 너머의 이면과 감춰진 이야기를 자신만의 목소리로 들려준다. 현장감과 미술사적 사조 등을 곁들어 풀어내는 예술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이집트의 카이로와 룩소르는 오래된 도시들 가운데 하나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오벨리스크와 같은 건축물은 당대 권력을 보여준다. 집단적 상징을 시각화한 건축물이자 당대 사람들이 추구했던 정신문화가 깊이 투영돼 있다.
이집트 미술과 예술 중심에는 나일강이 있다. 비옥한 농토는 농업 생산의 중요한 기지였으며 건축과 예술을 견인한 중요한 토대였다. 농경지와 도시가 공존하는 강 주변에선 지평선을 배경으로 서 있는 피라미드를 볼 수 있다. 오늘날 예술의 상당 부분은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이집트에서 연유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급 향수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가 시작된 곳은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과 연결된 도미니코 수도원이다. 13세기 수도사들이 약초, 향신료를 연구해 약차, 향수 등을 만들었다. 중세시대에는 병을 낫게 하거나 악령을 쫓는데 향을 사용했고 이에 따라 노벨라 약국이 1612년 문을 열기에 이른다. 바야흐로 향수 브랜드가 시작됐다. 향의 역사와 피렌체 건축의 결정체인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은 피렌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르네상스 예술이 집약된 우피치 미술관은 메디치가의 모시모 1세가 건립한 궁전에서 비롯됐다. 이곳은 수집한 예술품을 보관하거나 메디치가 문화 후원을 실현하는 대표적 장소로 활용됐다. 이후 가문이 쇠퇴하자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이자는 소장품을 토스카나 정부에 기증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예술 컬렉션을 보유한 미술관은 그렇게 르네상스의 주역 메디치 가문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프랑스가 문화 예술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한 것은 17세기였다. 당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루이 14세였다. “짐이 곧 국가다”라는 절대왕정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였다. 예술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근거지로 확장됐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거울의 방’(68m)은 왕권을 상징하는 동시에 프랑스 산업을 상징했다.
파리에는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등 미술관을 비롯해 20세기 현대미술을 다루는 퐁피두 센터가 있다. 또한 피카소 미술관, 로댕 미술관,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 장식 미술관 등이 있다.
도쿄에서 최고 미술관은 국립 서양 미술관이 꼽힌다.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있다.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의 분리파 전시관을 비롯해 클림트의 마음의 고향인 아터제 호수도 추천한다. 이밖에 현대미술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뉴욕미술관, ‘미국 예술의 얼굴’인 휘트니 미술관 등을 배경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크레타·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위에 열거한 도시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니 이들 도시를 하나로 엮을 수 있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바로 ‘예술’이다. 이들은 고대 문명의 발상지부터 중세 르네상스의 중심, 그리고 현대 예술의 트렌드를 이끄는 도시들이다. 그리고 이들 도시에는 내로라하는 미술관이 자리한다.
‘세계 일주 미술 여행’은 여행하듯 즐겁게 세계 예술의 도시와 미술관을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대표 도시들과 대표 미술관이 주 모티브다.
스스로를 “예술을 통해 삶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 일컫는 오그림이 저자다. 그는 “예술은 삶의 정답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보게 만드는 질문’을 건넨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 오벨리스크 |
이집트 미술과 예술 중심에는 나일강이 있다. 비옥한 농토는 농업 생산의 중요한 기지였으며 건축과 예술을 견인한 중요한 토대였다. 농경지와 도시가 공존하는 강 주변에선 지평선을 배경으로 서 있는 피라미드를 볼 수 있다. 오늘날 예술의 상당 부분은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이집트에서 연유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
르네상스 예술이 집약된 우피치 미술관은 메디치가의 모시모 1세가 건립한 궁전에서 비롯됐다. 이곳은 수집한 예술품을 보관하거나 메디치가 문화 후원을 실현하는 대표적 장소로 활용됐다. 이후 가문이 쇠퇴하자 후손인 안나 마리아 루이자는 소장품을 토스카나 정부에 기증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예술 컬렉션을 보유한 미술관은 그렇게 르네상스의 주역 메디치 가문이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프랑스가 문화 예술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한 것은 17세기였다. 당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루이 14세였다. “짐이 곧 국가다”라는 절대왕정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였다. 예술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근거지로 확장됐다.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거울의 방’(68m)은 왕권을 상징하는 동시에 프랑스 산업을 상징했다.
파리에는 루브르, 오르세, 오랑주리 등 미술관을 비롯해 20세기 현대미술을 다루는 퐁피두 센터가 있다. 또한 피카소 미술관, 로댕 미술관, 파리 시립 현대미술관, 장식 미술관 등이 있다.
도쿄에서 최고 미술관은 국립 서양 미술관이 꼽힌다. 르코르뷔지에가 설계한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돼 있다.
저자는 오스트리아 빈의 분리파 전시관을 비롯해 클림트의 마음의 고향인 아터제 호수도 추천한다. 이밖에 현대미술의 기준이라 할 수 있는 뉴욕미술관, ‘미국 예술의 얼굴’인 휘트니 미술관 등을 배경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크레타·2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