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려보낸 녹음기에 교사 학대 음성 고스란히 담겼다
전남청, 무안지역 초등학교
자폐아동 학대 의혹 수사 중
다수 교사들도 방임 정황 드러나
2025년 12월 10일(수) 20:45
“야 이 X친새X야”, “일어나 이 새X야”, “이 새X가 어디서 소리를 질러”

발달 장애, 중증 자폐를 갖고 있는 A(12)군에게 무안군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한 말이다.

급식실에서 교사를 건드리고 소란을 피운다는 이유였다. 교사들은 A군을 연수실로 끌고 가 고성과 욕설을 쏟아냈다. A군은 “저 맞았어요. 경찰 신고해주세요”라고 호소했지만, 교사들은 “경찰에 신고하면 네가 잡혀간다”고 말하며 오히려 A군을 윽박질렀다.

무안의 한 초등학교에서 중증 자폐 학생이 교사로부터 아동학대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남경찰청은 최근 무안군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자폐아동 A(12)군이 교사로부터 폭언 등 아동학대를 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A군의 스마트워치 녹음 앱에 기록된 3시간 분량의 녹취록을 바탕으로 교사들에게 아동학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녹취록에는 교사들이 A군에게 욕설을 하며 윽박지르는 육성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낮 12시께 녹음된 기록에는 남교사로 추정되는 인물이 “야 이 X친새X야”라며 고함을 치는 소리가 담겼다. 해당 교사는 A군에게 “이 새X야 일어나! 무릎 꿇어. 손 들어. 너 X쳤어? 이 새X가 어디서 소리를 질러”라며 연달아 고성을 질렀다.

한동안 욕설이 이어진 뒤 다른 교사가 교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A군이 “선생님이 때렸다”고 호소하자, “네가 때렸다”, “경찰 부르면 네가 잡혀간다”고 쏘아붙이는 여교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를) “진정 시키지 마세요”라는 소리도 들렸다.

A군 부모 측은 교사들로부터 ‘A군이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은 뒤 녹음을 시작했다가 이같은 내용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A군 부모는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 어른이 욕을 하고 때리는 건 상상할 수 없는 공포”라며 “우리 지역에는 특수학교도, 장애아동이 보살핌을 받으며 배울 수 있는 전문 기관도 없어 같은 학교에 A군을 계속 보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학대 의혹이 제기된 학교장은 “아직 경찰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아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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