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팔기- 채희종 디지털 본부장
한눈팔기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뭔가를 지켜보거나 집중해야 할 시점에 눈이나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행위를 말한다. 주로 곁눈질하거나 딴짓을 하는 행위에 대해 타이르거나 핀잔을 줄 때 사용된다. 이같이 한눈팔기는 대중들의 활용 성향만을 놓고 보면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는 부정적인 상황에 쓰는 단어로 보인다. 하지만 이 단어의 뒷면에는 쳇바퀴 같은 일상, 도망칠 수 없는 일상일지라도 잠시 여유를 갖고 눈을 다른 곳에 돌려 숨통을 튼다는 긍정적 의미가 깔려있다. 나아가 문학적으로는 평범한 일상속에서도 인생의 다양한 풍경을 바라보기 위한 행위라는 역설적 의미로까지 확장된다.
중장년 세대에게 한눈팔기는 후자의 경우처럼 일탈이라기보다는 여유로움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1980년대에는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대학가를 가면 한눈팔기라는 이름의 카페가 하나 정도는 있을 정도였다. 당시 젊은이들에게 ‘한눈팔기’는 요즘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웰빙이나 소확행, 삶의 질 만큼이나 중요한 의미였을 것이다.
그 시대의 ‘한눈팔기’라는 키워드는 일본 근대 문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나쓰메 소세키의 동명 소설에서 기인한 바 크다. 소설 ‘한눈팔기’의 주인공 겐조는 어떤 어려움에 직면할 경우 가능한 해답을 회피하려고 한눈을 팔곤 한다. 소설에서 한눈팔기는 현실 회피임과 동시에 인생의 다양한 모습을 탐구하는 방법으로 작용한다.
일상에서 한눈팔기는 낭만이자 삶의 여유로 작동하지만 업무 영역에서는 주의력 부재로 인한 사고를 부른다는 점에서 양면성이 확연하다. 반복되는 업무와 일상에 지친 회사원의 한눈팔기는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지만 운전 중에는 사고를 부르는 일탈행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신안군 해상 무인도에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는 항해사가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느라 선박의 방향을 바꾸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267명이 탄 여객선이었던 만큼 재앙 수준의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 언어는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는데 한눈팔기는 점차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는 의미로만 쓰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채희종 디지털 본부장 chae@kwangju.co.kr
일상에서 한눈팔기는 낭만이자 삶의 여유로 작동하지만 업무 영역에서는 주의력 부재로 인한 사고를 부른다는 점에서 양면성이 확연하다. 반복되는 업무와 일상에 지친 회사원의 한눈팔기는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지만 운전 중에는 사고를 부르는 일탈행위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신안군 해상 무인도에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는 항해사가 휴대전화로 뉴스를 검색하느라 선박의 방향을 바꾸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267명이 탄 여객선이었던 만큼 재앙 수준의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 언어는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는데 한눈팔기는 점차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는 의미로만 쓰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채희종 디지털 본부장 chae@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