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강한 광주’ 시민 삶 바뀐다
국비예산 3조9497억원…양적·질적 광주 도약 청신호
5·18 정신계승과 민생·SOC 사업 등 미래 투자 본격화
2025년 12월 03일(수) 19:30
강기정 광주시장이 3일 오후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2026년 국비예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확보한 내년도 국비예산 3조9497억원은 양·질적으로 광주의 도약을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규모로 역대 최다액인데다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 계승과 시민삶을 바꾸는 민생·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수년간 국비 지원 근거 부족으로 난항을 겪었던 5·18 사적지 보존 사업과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대형 프로젝트 예산이 확정되면서 ‘부강한 광주’ 실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5·18 관련 신규 예산의 대거 반영이다.

그동안 지방비로 감당하기 버거웠거나 정부 지원의 근거가 미비해 제자리걸음을 했던 5·18 사적지들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받게 됐다. 우선 ‘빛의 혁명 발원지 5·18 구묘지 민주공원 조성’ 사업에 설계비 등 7억1000만원이 확정됐다.

망월동 구묘역은 민주열사들이 잠든 성지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정비가 부족했으나, 이번 예산을 통해 대한민국 민주주의 교육의 장이자 성역화된 추모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5·18 당시 시민들의 생명을 살려냈던 ‘옛 광주적십자병원’ 역시 보존 및 활용 사업비 4억4000만원을 확보해 역사적 원형 보존을 위한 첫삽을 뜨게 됐다. 서남권 공공의료의 거점이자 5·18 최후의 항쟁지 중 하나였던 이곳은 미래 세대에게 오월 정신을 교육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문화·예술 기반 시설 예산도 확충됐다.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건립(5억원)과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광주관 건립(10억원)을 위한 타당성 용역비가 각각 반영됐으며, ACC 아트애비뉴 조성(2억원)과 비엔날레 문화클러스터 조성(1억원) 사업도 신규로 이름을 올리며 문화 도시의 위상을 높였다.

기후위기 대응과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물 관리’ 예산도 촘촘히 짜였다. 광주천의 생태를 복원하고 양동시장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광주천 생태하천 조성’ 사업에 3억1000만원이 투입된다.

이는 양동 복개상가 하부의 물길을 트고 생태를 복원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마중물 예산으로, 향후 홍수 예방과 침체된 양동 상권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영산강 수질 정화를 위한 인공습지 조성 사업에 5억원이 배정돼 영산강 Y벨트 프로젝트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노후 상수도 정비 사업에도 51억6000만원이 배정됐다. 가뭄 등 기후 변화에 대비한 동복호 조류 발생 대비 사업비 9억원과 지역사회 통합돌봄 지원 예산 20억2000만원도 확보해 시민 안전과 복지망을 한층 강화했다.

광역 교통망 구축을 위한 대형 SOC 사업 예산도 마련됐다. 시민들의 핵심 대중교통망이 될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사업에는 1765억원이 투입된다. 광주와 전남을 잇는 광역 교통망인 경전선(광주송정~순천) 전철화 사업에는 1672억원, 광주~강진 고속도로 건설에는 668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상습 정체 구간 해소를 위한 호남고속도로(동광주~광산IC) 확장 사업비 238억원과 광주기지 영외 탄약고 이전 사업비 50억원도 포함됐다. 이외에도 광주 운전면허시험장 건립에 172억4000만원, 송암산단 도시재생 혁신지구 조성에 20억원이 반영됐다.

이밖에도 자동차 부품 순환경제 혁신 인프라 구축(2억원), 뿌리산업 공정고도화 지원센터 구축(5억원) 등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예산도 마련했다.

광주시는 확보된 예산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주요 사업들을 조기에 발주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번 국비 확보는 광주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며 “예산이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쓰이도록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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