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이야기, 두 개의 시선…‘프랑크 앤 슈타인’
광주예술의전당·국립극단 공동 제작, 12월 4~7일 전당 소극장
2025년 11월 30일(일) 17:10
죽지 않는, 인간을 초월한 존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인 박사 ‘빅터 프랑켄슈타인’. 공동묘지를 뒤져 모아온 재료들을 자르고 꿰매며 다시 생명을 부여하려는 그의 집착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끝내 한 시신이 눈을 뜨지만 탄생한 존재는 힘만 세고 어딘가 어눌한 ‘몬스터’였다.

박사는 그것을 문밖으로 내쫓은 후 다시 실험에 몰두해 기어코 ‘완벽한 피조물’을 만들어낸다. 드디어 박사의 성과를 대중에게 발표하는 날, 돌연 몬스터가 나타나 박사에게 죽은 소녀를 되살려 달라고 요구한다. 생명을 창조한 자, 그리고 창조된 자. 박사는 자신의 선택의 결과를 마주하며 또다른 중대한 결정을 앞두게 된다.

광주예술의전당과 국립극단이 공동 제작한 넌버벌 신체극 ‘프랑크 앤 슈타인’이 오는 12월 4~7일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국립예술단체 전막 공연유통’ 선정작으로,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웃음과 풍자를 통해 동시대의 갈등과 관계를 경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넌버벌 신체극은 대사 없이 무용·마임·아크로바틱 등 배우의 움직임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장르다. 언어의 제한을 넘어 관객의 감각을 직접 자극하며 ‘신체’ 자체가 서사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연출은 마임 배우이자 공연 연출가인 남긍호가 맡았다.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마르셀 마르소 국제 마임 학교를 졸업한 그는 마임·거리극·신체극을 넘나들며 ‘신체 언어로 사회적 질문을 건네는 작업’을 이어온 연출가다.

이번 작품은 원작 서사를 단순히 재현하지 않는다. 박사의 실험실, 몬스터의 탄생, 연구 발표회 등 주요 장면을 코믹하게 변주하며 박사와 몬스터의 관계를 동시대의 다양한 갈등 구조로 확장했다.

무대 연출도 독특하다. 무대 한 가운데 놓인 높은 벽을 기준으로 박사와 몬스터의 시점이 동시에 진행되며, 배우들은 양쪽 무대를 오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관객은 1막 관람 후 반대편 객석으로 이동해 다른 시점에서 2막을 이어서 보게 된다.

출연진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8명으로 구성됐다. 정현우(박사), 양정인(박사엄마), 이은지(엘리자베스), 아마르(몬스터)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았으며, 고찬유·김유진·이채윤·이효성 등 광주 출신 배우들도 참여한다.

남긍호 연출은 “박사와 몬스터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 같은 구조를 띠며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상징한다”며 “원작이 비극으로 끝나는 것과 달리 이번 공연은 동시대성을 반영해 보다 희망적인 결말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광주시의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 기념주간’ 공식 기념공연으로도 선정됐다.

전석 3만원, 광주예술의전당 누리집·티켓링크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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