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의 10연승 질주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페퍼스는 2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0-3 (19-25 21-25 23-25)으로 패했다.

올 시즌 1라운드에서 페퍼스는 도로공사를 상대로 풀세트 끝에 역전승을 거두며 ‘달라진 페퍼스’를 알렸지만, 이날은 해결사 조이와 주장 고예림이 합류하고도 도로공사의 높이와 서브 압박을 넘지 못했다. 뒷심 부족과 서브·리시브 싸움에서 밀리며 ‘승점 사냥’에 실패했다.

이로써 페퍼스는 6승 4패(승점 16)로 3위를 유지했지만 2연패에 빠졌고, 도로공사는 10승 1패(승점 28)로 10연승을 달리며 선두를 더욱 굳혔다.

1세트 초반은 페퍼스의 흐름이었다.

조이의 연속 득점과 고예림의 2단 연결이 살아나면서 공격이 매끄럽게 풀렸고, 세트 초반 도로공사 타나차가 발목 부상으로 코트에서 이탈해 도로공사 삼각편대에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도로공사의 모마와 이예은의 서브 에이스, 이지윤의 블로킹이 연달아 나오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상대로 넘어가 14-18, 4점 차로 벌어졌다.

페퍼스는 고예림 대신 이한비를 교체 투입해 분위기 전환을 꾀했으나 도로공사 모마의 퀵오픈과 후위공격, 김세인의 서브 공략을 막지 못한 채 결국 19-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 페퍼스는 3연속 득점을 해내며 초반 리드를 가져왔다.

9-8에서 조이의 후위 공격, 이한비의 오픈, 임주은의 블로킹 등 골고루 득점에 성공해 15-9까지 격차를 벌렸다.

이후 조이가 전위·후위를 오가며 공격을 책임졌고, 박은서가 사이드에서 균형을 맞춰주며 18-11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18-11 이후 도로공사의 서브 타깃이 페퍼스의 리시브 라인을 정조준했다.

도로공사는 모마와 김세인을 앞세워 18-14까지 쫓아왔고, 시마무라의 이동 공격이 막히면서 순식간에 19-19 동점을 허용했다.

분위기를 되찾지 못한 페퍼스는 이어진 접전 상황에서 도로공사 강소휘에게 연속 오픈을 허용하며 흐름을 내줬고, 결국 21-25로 2세트마저 빼앗겼다.

3세트 역시 앞전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

페퍼스는 박은서를 앞세워 13-11까지 리드를 이어갔다.

경기 중반, 16-19로 뒤지는 상황에서는 박은서와 조이의 오픈으로 20-19 재역전을 해냈다.

접전 끝에 23-23 동점 상황에서 도로공사 김세인의 퀵오픈, 모마의 공격이 이어졌다.

페퍼스는 한다혜의 디그까지 실패하면서 결국 23-25로 3세트도 내줬다.

두 팀의 중앙 공격 시도 수는 비슷했지만 페퍼스는 중앙에서 확실한 득점원을 만들지 못한 반면, 도로공사는 이지윤이 블로킹·속공에서 존재감을 보이며 라인을 지켰다.

이날 조이가 17득점(공격 14·블로킹 2·서브 1), 박은서는 15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시마무라와 박정아가 각각 6득점에 그쳤다.

반면 도로공사는 모마가 양 팀 최다인 22점을 올렸고, 교체 투입된 김세인이 13점, 센터 이지윤이 블로킹 3개를 포함해 10점을 해내며 삼각편대를 이뤘다.

페퍼스는 이번 경기를 통해 조이를 축으로 한 하이볼 공격에 의존하는 공격 패턴과 시마무라를 활용한 중앙 전술이 상위권 팀의 장신 블로커 벽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페퍼스는 오는 30일 오후 4시 페퍼스타디움에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홈 경기를 치른다.

1라운드에서 이미 기업은행을 상대로 승리한 경험이 있는 페퍼스는 ‘홈 무패’중인 만큼 홈 강세를 앞세워 연패 탈출을 노린다.

/박연수 기자 traini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