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란 당시 의병장인 보성 출신 최대성 일대기 다뤄
보성 출신 정찬주 작가 장편소설 ‘대장부의 꿈’ 펴내
영웅적 관점 아닌 인간에 주목…풍습 등 상세 묘사도
2025년 11월 27일(목) 16:20
보성 출신 최대성은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휘하 대솔군관으로 참전해 승리에 기여했던 인물이다.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의병장으로 항전하다가 순절한 보성 의병사에 빛나는 장수다.

정찬주 소설가가 의병장 최대성을 다룬 장편소설 ‘대장부의 꿈’(여백)을 펴냈다.

임진왜란 명장 시리즈 6번째 장편인 이번 작품은 효와 충을 다한 의병장 최대성을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무엇보다 작가는 영웅주의 관점에서 탈피해 가능한 한 인간 최대성에 주목했다. 부모에 대한 효심을 비롯해 스승에 대한 존경, 병사한 아내를 향한 슬픔, 전투에서 맞닥뜨리는 인간적 고뇌 등을 세세하게 담았다.

정 작가는 “보성군이 의향(義鄕)임을 재조명하고, 그 위상을 밝히는 차원에서 보성군민과 보성군수의 요구로 보성군 홈피에 연재했던 소설”이라며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될 작업을 한 것 같아 보성이 고향인 작가로서 염치가 생기는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이번 소설을 펴내게 된 계기와 소감을 전했다.

최대성은 무과에 급제한 후 한양 훈련원에서 출세의 길을 포기하고 왜구들 노략질이 빈번한 고향 보성으로 내려왔다. 누구보다 고향을 사랑했던 장수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찬주 소설가
소설 제목 ‘대장부의 꿈’은 최대성이 고향으로 내려오던 중 금강에서 맹세하며 지은 시에서 착안했다. “붓을 놓은 서생이 한번 벼슬길에 나서니/ 푸른 하늘, 큰길에도 흙먼지 날리는구나/ 대장부가 어찌 향리에서 늙을 수 있으리/ 바람 타고 왜구 물리칠 것을 맹세하노라”

시에는 문부를 겸비한 최대성의 꿈이 잘 녹아 있다. “벼슬하여 입신양명하기보다는 혹은 고향에서 편안한 학문 연마나 수덕(修德)보다는 대장부로서 왜구를 물리치겠다고 맹세하고 있다”는 면에서 최대성의 인간적 됨됨이를 짐작할 수 있다.

이번 소설에는 최대성 관련 서사 외에도 다양한 풍습을 상세하게 표현했다. 돌잔치, 농악, 상량식, 전통혼례 등 풍습을 향토 언어로 리얼하게 형상화해 사료적 가치도 높다.

정 작가는 지난해 ‘자랑스러운 전남인 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호남 민중의 충절을 담은 소설을 발간해 역사상 주목받지 못한 호남의 인물과 이야기를 재조명해 의향 전남의 위상과 도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한편 보성 출신 정 작가는 1983년 ‘한국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샘터사 편집자로 법정스님 책을 만들면서 스님의 각별한 재가제자가 됐다. 화순 계당산 자락에 산방 이불재를 짓고 집필에 매진하고 있다. 장편 ‘아소까대왕’, ‘산은 산 물은 물’, ‘소설 무소유’, ‘이순신의 7년’ 등과 산문집 ‘암자로 가는 길’, ‘행복한 무소유’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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