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녀 심청, 현대에서 재벌 후계자를 만난다면?
전남도립국악단, 29일 무안 남도소리울림터서 창작창극 ‘新청’
2025년 11월 22일(토) 15:50
전남도립국악단 정기공연 ‘新 청’의 한 장면.<전남도립국악단 제공>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고전 ‘심청전’은 여러 방식으로 변주되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만약 ‘효’의 상징인 심청이 지금 이 시대에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모습일까. 그 여정 속에서 재벌가 후계자와 마주치며 한 편의 아침드라마처럼 사랑과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면? 시각장애인 아버지를 위해 인당수로 걸어 들어갔던 선택은 현대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쓰일 수 있을까.

고전을 현대적 시각으로 과감히 재구성한 창작 창극 한 편이 펼쳐진다.

전남도립국악단(예술감독 조용안·도립국악단)이 오는 29일 오후 4시 무안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정기공연 ‘新 청-다시 피어난 꽃: 청’을 선보인다. 창단 40주년을 앞둔 남도국악단이 새로운 예술적 전환점으로 준비한 무대로 전통 판소리에 현대 서사와 감각을 더한 창작 창극이다.

무대는 인당수 앞에 선 고전 속 심청으로 시작된다. 물속으로 몸을 던지는 순간 심청은 현대사회로 환생하고, 약초꾼 아버지를 둔 산골 소녀로 살아간다. 독에 내성이 있는 특이체질을 타고난 그녀는 우연히 ‘장승호텔’ 후계자 장 전무를 만나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 아버지의 시력을 되찾기 위해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심청. 그녀는 인간의 욕망과 사랑, 배신이 교차하는 현실 속에서 잊고 있던 ‘인당수의 심연’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이번 작품은 전통 판소리의 소리적 힘과 현대 서사의 긴장감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시간을 넘나드는 연출과 복합적 무대 구성, 고전과 모던 음악이 어우러져 이야기에 입체적 깊이를 더한다. 도립국악단은 이 작품을 통해 전통 기반 창극의 확장성을 탐색하고 40주년을 앞둔 첫 도전의 의미를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창작진도 눈길을 끈다. 극본은 ‘푸르른 날에’, ‘데칼코마니’를 집필한 정경진 작가가 맡았고, 연출은 뮤지컬 ‘파우스트’를 이끈 이재성 교수가 담당했다. 서울 지하철 환승 음악 ‘얼씨구야’로 잘 알려진 김백찬 작곡가가 음악을,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박지윤 명창이 작창을 맡아 전통의 결을 살렸다. 안무는 김기화 경기도무용단 기획실장이 참여해 무대의 흐름을 완성했다.

조용안 예술감독은 “이번 창극은 전통 서사와 현대 감각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새로운 시도”라며 “낯익은 이야기 속에서 또 다른 심청을 만나며 깊은 울림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관람료 1만원, 티켓링크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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