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자작’ 붉은 단풍길 … ‘사박사박’ 힐링 발걸음
◇ 오감 만족 ‘숲 즐기기’
◇ 산림청 ‘최우수 숲길’ 인정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트레킹코스, 사전 준비 꼼꼼하게
안내소 출발해 숲길 따라 왕복 4시간
쭉쭉 뻗은 은빛 기둥 이국적 풍광
계절마다 다른 옷 입고 방문객 반겨
2025년 11월 19일(수) 20:25
형형색색의 단풍이 자작나무와 어우러진 가을의 인제 자작나무숲. <인제군청 제공>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이라고도 불리는 자연 생태관광지이다.

이 곳은 원래 소나무숲이었다. 하지만 솔잎혹파리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소나무를 베어내고 1974년부터 1995년까지 138㏊에 자작나무 69만그루를 심어 다시 숲을 조성했다. 활엽수이면서 차가운 기후에서 잘 자라는 자작나무는 이곳 지형에 빠르게 뿌리내리고 성장해 군락을 이루게 됐다.

2008년부터 유아숲체험으로 운영되며 아름다운 숲과 이야기들이 SNS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일반 국민들에게 개방되며 숲속교실, 생태연못, 인디언집, 탐방로 등 부대시설을 정비했고, 안전·편의시설을 확충해 고품격 산림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레킹코스 …사전 준비 필요=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요즘이다. 등산은 심폐 기능 및 뇌건강 강화에 도움을 주고 녹음과 산들에서 심리적 안정감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자작나무숲 역시 트레킹 코스 중 한 곳이다. 입구인 자작나무 숲 안내소에서 시작되는 숲길을 따라 1시간여 걸어야 자작나무 숲에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신발과 복장은 필수다. 특히 겨울엔 아이젠과 따뜻한 옷, 통신장비까지 갖춰야 한다.

숲길은 두 가지 길이 있다. 도보로 80분가량 소요되는 원정임도(윗길)는 완만한 경사와 넓은 길이 특징이다. 원대임도(아랫길)는 총 2.7㎞로 약 1시간 소요되며, 숲길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전체 등산로를 왕복하면 왕복 4시간 코스까지 트레킹이 이어진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수령이 20년 이상 되는 자작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이 펼쳐진다. 하얀 줄기와 잎이 빛나는 모습이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보이며 하늘을 향해 뻗은 자작나무 숲은 환상적인 풍취를 느끼게 한다. 하루 중 숲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햇살이 숲을 비추는 오전으로, 되도록 이른 시간에 탐방하는 것을 추천한다.

■4계절 내내 아름다운 곳=인제 자작나무숲은 사계절 내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곳이다. 봄은 푸른 새싹이 돋아나며 상쾌한 공기를 만끽하기 좋은 시즌이다. 여름은 짙은 녹음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는 피크닉 명소가 된다. 가을은 형형색색의 단풍이 자작나무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겨울은 다른 등산코스와 달리 새하얀 눈과 하얀 자작나무가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 ‘겨울왕국’같은 장관을 선사한다.

자작나무숲이 인제군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으며, 해마다 숲을 찾는 관광객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방문객의 주요 연령대는 50대가 34.8%로 가장 많았다. 겨울철(12~2월)에는 20~30대의 방문 비율이 30.9%로, 연중 평균 19.5%에 비해 크게 증가한다. 이는 눈 덮인 자작나무숲의 아름다운 경관이 SNS로 공유되며 젊은층의 방문을 유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형형색색의 단풍이 자작나무와 어우러진 가을의 인제 자작나무숲. <인제군청 제공>
■오감을 만족시키는 경험 제공=총 7개의 탐방로는 숲속을 걷는 즐거움을 선사하며 숲속 교실과 생태연못, 전망대와 나무다리, 인디언 집과 나무계단까지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이 가능하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찾는 가족 여행자들에게는 자연학습 공간으로 좋다. 자연과 휴식, 학습이 어우러지는 이 공간은 계절마다 다른 풍경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낙엽활엽 교목으로 표피가 흰 자작나무는 파란하늘과 어우러지면 최상의 조합이 된다. 자작나무 숲속에 들어가 직접 나무를 관찰하고 어루만지며 피톤치드 속에서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자작나무와 친구가 돼 있다. 관광객들은 평소 보던 나무색이 아닌데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이국적 모습에 황홀한 순간을 맞는다.

폭신한 흙길로 이뤄진 숲길은 하나의 생태정원과 같다. 단지 ‘이쁜 곳’이 아닌, 시간이 빚은 장소라는 점은 그 자체로 다른 숲과 구별되는 포인트다. 숲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면 더욱 의미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단지 경치를 보기 위해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간 정성을 들여 조성된 숲의 깊이를 느끼고, 숲가꾸기의 의미를 되새기며 돌아가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꽃말은 ‘당신을 기다립니다’=자작나무의 꽃말은 “당신을 기다립니다”이다. 껍질은 거의 기름기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썩지 않으므로 신라시대의 고분 속에서 자작나무 껍질에 그림과 글자를 새겨 놓은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다. 자작나무는 한자로 화(華)로 쓴다. 결혼식을 화촉이라고 흔히 말하는데 옛날에 촛불이 없어 자작나무 껍질에 불을 붙여 촛불을 대용했기 때문이다. 자작나무 목재는 단단하고 치밀해서 조각재로 많이 쓰이는데 특히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국보 팔만대장경의 일부가 이 자작나무로 만들어져서 그 오랜 세월의 풍파 속에서도 벌레가 먹거나 뒤틀리지 않고 현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제수나무나 고로쇠나무와 함께 이른 봄 곡우 때 줄기에 상처를 내어 나오는 수액 덕분에 산촌에서는 중요한 농가소득원이 되고 있다.

형형색색의 단풍이 자작나무와 어우러진 가을의 인제 자작나무숲. <인제군청 제공>
■산림청 최우수 숲길로 명품 ‘인정’=자작나무 숲길은 대한민국 100대 명품 숲으로 꼽히며 이국적인 풍경과 울창한 산림의 조화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2년마다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2015년부터 5회 연속 이름을 올렸고, 산림청 주관 ‘걷기 좋은 명품숲길 30선’ 중에서도 최우수 숲길로 선정했다. 이밖에도 올해의 아름다운 숲 우수상, 산림휴양·복지형 국유림 명품숲, 숲가꾸기 우수사업장 등 많은 상을 받은 ‘이름 난’ 명소다.

인제군은 자작나무숲 제1~3주차장을 조성해 수용범위를 대형 30면, 소형 340면, 장애인 12면까지 확대했다. 2023년부터 유료 운영을 시작, 발생한 주차요금을 인제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경제 순환구조를 구축했다. ‘1박2일’ ‘불타는청춘’ ‘밥잘사주는 예쁜누나’ ‘VIP’ ‘집사부일체’ ‘여행생활자 집시맨’ ‘생생정보통’ ‘소방서 옆 경찰서’ 등 각종 방송 촬영지로도 소개되며 인기를 얻었다.

인제 자작나무숲을 찾는 방문객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인제군은 방문객들에게 더 많은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자작나무숲 인근에 목재문화체험관을 조성중이며, 2026년 개관 예정이다.

숙소는 인제스피디움 호텔·콘도를 비롯해 팬션, 읍내 숙박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주변에는 국내 최고의 래프팅 코스인 내린천이 흐르고, 인제읍 고사리와 원대리 내린천을 잇는 ‘내린천 수변 순환 트레킹 코스도 완성됐다. 최상기인제군수는 “앞으로도 산림청, 인근 마을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관광객의 힐링을 위한 산림 관광 서비스를 제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자작나무숲 이용안내>

◇하절기(5월~10월) : 오전 9시~오후 6시 (입산가능 오전 9시~오후 3시)

◇동절기(11월~3월) : 오전 9시~ 오후 5시 (입산가능 오전9시~오후 2시)

◇쉬는날 : 매주 월·화요일 (단 법정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정상 운영), 봄철 산불조심기간(3월2일~4월30일)

<위치> 인제군 인제읍 자작나무숲길 760

/강원일보=최영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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