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기 소리, 전자음악 만나 예술 됐죠”
전자음악으로 다양한 시도하는 광주 ‘딥오션랩’
서남동 인쇄 공정별 소리 수집 재구성…관객 큰 호응
“‘클럽 음악’ 편견 깨고 전자음악의 지평 넓혀 가겠다”
서남동 인쇄 공정별 소리 수집 재구성…관객 큰 호응
“‘클럽 음악’ 편견 깨고 전자음악의 지평 넓혀 가겠다”
![]() 딥오션랩 멤버들이 ‘소리의 인쇄, 진동의 기록’ DJ 퍼포먼스 기획을 위해 서남동을 찾아 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딥오션랩 제공> |
60여 년 전 광주시 동구 서남동은 종이에 숨결을 불어넣는 소리로 가득했다. 오프셋 인쇄기는 ‘칙칙’ 소리를 내며 잉크를 분사하고 대형 제단기는 ‘철컥’ 소리를 내며 종이를 자른다. 종이가 ‘스르륵’ 이동하는 소리, ‘위잉’ 접착제를 건조하는 바람 소리, ‘탁탁’ 자동 철사 제본기의 철심 박는 소리까지 다채로운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컴퓨터가 종이를 대체하며 사라지는 듯했던 서남동의 공정 소리가 최근 전자음악과 결합해 새롭게 태어났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전자음악 뮤지션 딥오션랩(DEEPOCEAN LAB)은 지난 15일 ‘소리의 인쇄, 진동의 기록’을 주제로 서남동의 인쇄 공정별 업장 소리를 현장에서 수집해 전자음악으로 재구성한 DJ 퍼포먼스를 펼쳤다.
2016년 디제잉 파티와 페스티벌을 함께 즐기는 모임으로 출발한 ‘딥오션랩’은 실험적인 언더그라운드 클럽으로 진화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초기 모임 이름이었던 ‘심해’를 기반으로 2019년부터 구시청의 클럽 명칭인 ‘딥오션랩’을 함께 사용하며 활동의 성격에 따라 이름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퍼포먼스에 참여한 김다혜, 이대로, 김선화, 박소현, 김희재씨의 직업은 대학원생, 작가, 문화기획자, 연출가 등 다양하다. 이들은 각자의 전공을 살려 이번 무대에 참여했다. 퍼포먼스의 기획은 시각디자인학부를 전공한 DJ 김다혜(DADA)씨가 맡았다.
“인쇄소와 전자음악 작업실의 소리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인쇄소는 편집물을 인쇄하고 제단과 제본을 거쳐 후가공과 특수 가공을 거쳐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작업실 역시 기계를 이용해서 미디를 찍고 드럼비트를 넣고 가공을 거쳐 작품을 만들어내요. 뚝딱뚝딱 이뤄지는 이 모든 과정이 서로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결합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들은 시민들의 전자음악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서남동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담기 위해 인쇄 공정과 전자음악을 결합시키는 독특한 시도를 했다. 멤버들은 다 같이 서남동을 찾아 소리를 녹음하고 재창작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관객들은 공연 후 진행된 워크숍에 크게 호응했다. 기획과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원본 소리와 서남동 인쇄 소리를 담은 소리의 차이를 들려주자 흥미를 보였던 것이다.
멤버들은 전자음악이 주는 ‘몰입의 경험’에 푹 빠져 10년째 함께하고 있다. 전자음악에는 다양성, 연대, 평등과 같은 키워드가 늘 함께한다. 음악 안에서 같은 경험을 하며 하나가 되고, 친구가 되는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즐기고 싶은 게 ‘딥오션랩’의 바램이다.
“전자음악은 클럽 음악일 뿐이라는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전자음악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전자음악 창작, 라이브 퍼포먼스 등 악기적으로 접근해 지평을 넓혀가는 거죠. 우리의 활동을 보며 조금씩 관심을 가질 수 있게요.”
딥오션랩의 목표는 ‘지속하는 것’이다.
김다혜씨는 “다른지역에 비하면 광주는 전자음악을 하는 사람도 적고 다양성도 부족하지만 우리 지역에도 이렇게 색이 짙은 아티스트들이 있다는 걸 계속해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딥오션랩 멤버들이 ‘소리의 인쇄, 진동의 기록’ DJ 퍼포먼스 기획을 위해 서남동을 찾아 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딥오션랩 제공> |
2016년 디제잉 파티와 페스티벌을 함께 즐기는 모임으로 출발한 ‘딥오션랩’은 실험적인 언더그라운드 클럽으로 진화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초기 모임 이름이었던 ‘심해’를 기반으로 2019년부터 구시청의 클럽 명칭인 ‘딥오션랩’을 함께 사용하며 활동의 성격에 따라 이름을 병행하고 있다.
“인쇄소와 전자음악 작업실의 소리가 비슷하다고 느꼈어요. 인쇄소는 편집물을 인쇄하고 제단과 제본을 거쳐 후가공과 특수 가공을 거쳐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냅니다. 작업실 역시 기계를 이용해서 미디를 찍고 드럼비트를 넣고 가공을 거쳐 작품을 만들어내요. 뚝딱뚝딱 이뤄지는 이 모든 과정이 서로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결합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이들은 시민들의 전자음악에 대한 거리감을 좁히고 서남동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담기 위해 인쇄 공정과 전자음악을 결합시키는 독특한 시도를 했다. 멤버들은 다 같이 서남동을 찾아 소리를 녹음하고 재창작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관객들은 공연 후 진행된 워크숍에 크게 호응했다. 기획과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원본 소리와 서남동 인쇄 소리를 담은 소리의 차이를 들려주자 흥미를 보였던 것이다.
멤버들은 전자음악이 주는 ‘몰입의 경험’에 푹 빠져 10년째 함께하고 있다. 전자음악에는 다양성, 연대, 평등과 같은 키워드가 늘 함께한다. 음악 안에서 같은 경험을 하며 하나가 되고, 친구가 되는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즐기고 싶은 게 ‘딥오션랩’의 바램이다.
“전자음악은 클럽 음악일 뿐이라는 인식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전자음악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전자음악 창작, 라이브 퍼포먼스 등 악기적으로 접근해 지평을 넓혀가는 거죠. 우리의 활동을 보며 조금씩 관심을 가질 수 있게요.”
딥오션랩의 목표는 ‘지속하는 것’이다.
김다혜씨는 “다른지역에 비하면 광주는 전자음악을 하는 사람도 적고 다양성도 부족하지만 우리 지역에도 이렇게 색이 짙은 아티스트들이 있다는 걸 계속해서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