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 강수돌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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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초두부터 고율의 상호관세로 온 세상에 으름장을 놓던 트럼프의 미국에서 오랜 만에 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11월 4일 뉴욕 시장 선거에서 34세의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승리하더니 11월 13일엔 시애틀 시장 선거에서 43세의 민주사회주의자 케이티 윌슨이 승리한 것이다.
맘다니의 경우 어머니가 하버드대 출신의 영화 감독이며 아버지는 하버드대 출신의 대학 교수다. (미국 자체가 이주민으로 구성된 나라이긴 하지만) 부모 모두 이주민 출신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맘다니는 종교적으로 이슬람 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는 금융자본의 중심지에서 부자 증세를 내걸고, 유대인 밀집지역에서 가자학살 중단을 요구했다. 그의 주된 공약은 그리 거창하지도 않다. 뉴욕의 평범한 시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보다 저렴한 도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월세 동결과 무료 버스, 공공 육아, 최저임금 인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그가 다양한 색깔의 시민들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결과다. ‘정치 실망자’들이 대거 참여, 맘다니에 투표했다. 대기업 후원과 부자들 압력에 눈치를 보는 민주당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었다.
윌슨의 경우는 자신이 남편 및 두 살배기 딸과 16평 월세방에서 살기에 ‘존엄하게 살 권리’가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시장 후보로 나섰다. 맘다니는 이미 시 의원 활동 경력이 있지만, 윌슨은 선출직 경험이 없는 완전한 정치 신인이다. 대신 그녀는 2011년부터 ‘대중교통 이용자 연합’의 공동 설립자로서 시민활동을 해왔다.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도시 시애틀은 시내와 인근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보잉 본사 등이 위치하기에 미국 안에서도 주거비용이 급등한 대표적 도시다. 이런 상황을 고려, 윌슨은 시애틀 시민들이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대중교통 접근성 확대, 세입자 보호 강화, 공공 안전 강화, 부유층 증세(예, 자본이득세)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등을 주된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공공 아동 보육 역시 공약에 포함됐다.
말이 민주사회주의자이지 따지고 보면 삶의 현장에서 ‘민생’을 챙기는 ‘민생주의자’다. 만일 이런 정도의 공약이라면 한국에서도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등이 민주사회주의자 이름으로 얼마든 당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맘다니나 윌슨은 민주당 언저리에서 내용 상 민주당을 넘어서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이것이 주목할 점이다.
즉, 맘다니나 윌슨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거대 양당으로 늘 ‘시소게임’처럼 돌아가며 해 먹는 식상한 정치 행태에 대해 신선한 ‘제3의 길’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과 무관하게 바로 민주사회주의당 이름으로 나섰다면 온갖 편견과 음해, 색깔론 등으로 공격당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민주당 이름이되, 기존 민주당을 넘어서는 공약과 접근방식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신선한 바람이 여러 군데서 불어오길 바란다. 지금까지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내란당’을 제치고 명실상부 여당 역할을 잘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갈수록 민주당 역시 미국 트럼프주의라는 악조건, 경제성장이라는 내적 압박, 스스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강박 등 다양한 변수들 속에서 우왕좌왕하기도 한다. 일례로, 최근 젠슨 황의 GPU 26만장 건은 ‘깜짝 선물’로 여겨지지만, 실은 이것이 핵발전소 6~7개 규모의 엄청난 전력을 요구하고 있기에 자칫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 핵추진 잠수함 역시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연동해 뭔가 잘 풀릴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핵’과 한시바삐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미국 시애틀 시장 당선자 케이티 윌슨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배경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존엄하게 살 권리”를 가지기에 민생을 위한 정치는 물론, 생명과 평화를 위한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민주당이 못하면 민주당 안에서 민주당을 넘어서는 새 시도들이 나올 것이다.
맘다니의 경우 어머니가 하버드대 출신의 영화 감독이며 아버지는 하버드대 출신의 대학 교수다. (미국 자체가 이주민으로 구성된 나라이긴 하지만) 부모 모두 이주민 출신이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맘다니는 종교적으로 이슬람 정체성을 갖고 있다.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도시 시애틀은 시내와 인근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보잉 본사 등이 위치하기에 미국 안에서도 주거비용이 급등한 대표적 도시다. 이런 상황을 고려, 윌슨은 시애틀 시민들이 ‘재정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삶’을 영위하도록 대중교통 접근성 확대, 세입자 보호 강화, 공공 안전 강화, 부유층 증세(예, 자본이득세)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등을 주된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저임금 인상이나 공공 아동 보육 역시 공약에 포함됐다.
말이 민주사회주의자이지 따지고 보면 삶의 현장에서 ‘민생’을 챙기는 ‘민생주의자’다. 만일 이런 정도의 공약이라면 한국에서도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등이 민주사회주의자 이름으로 얼마든 당선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맘다니나 윌슨은 민주당 언저리에서 내용 상 민주당을 넘어서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이것이 주목할 점이다.
즉, 맘다니나 윌슨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거대 양당으로 늘 ‘시소게임’처럼 돌아가며 해 먹는 식상한 정치 행태에 대해 신선한 ‘제3의 길’을 제시하고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과 무관하게 바로 민주사회주의당 이름으로 나섰다면 온갖 편견과 음해, 색깔론 등으로 공격당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민주당 이름이되, 기존 민주당을 넘어서는 공약과 접근방식으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신선한 바람이 여러 군데서 불어오길 바란다. 지금까지는 이재명의 민주당이 ‘내란당’을 제치고 명실상부 여당 역할을 잘하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갈수록 민주당 역시 미국 트럼프주의라는 악조건, 경제성장이라는 내적 압박, 스스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강박 등 다양한 변수들 속에서 우왕좌왕하기도 한다. 일례로, 최근 젠슨 황의 GPU 26만장 건은 ‘깜짝 선물’로 여겨지지만, 실은 이것이 핵발전소 6~7개 규모의 엄청난 전력을 요구하고 있기에 자칫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다. 핵추진 잠수함 역시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와 연동해 뭔가 잘 풀릴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핵’과 한시바삐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함에도 오히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미국 시애틀 시장 당선자 케이티 윌슨의 말처럼 우리 모두는 “배경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존엄하게 살 권리”를 가지기에 민생을 위한 정치는 물론, 생명과 평화를 위한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민주당이 못하면 민주당 안에서 민주당을 넘어서는 새 시도들이 나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