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예향] 지역민과 나눈 예술 25년, 고흥 도화헌 미술관
![]() 도자와 그림이 있는 집 ‘도화헌’ 현판. /최현배 기자 |
고흥군 도화면 단장마을의 조용한 언덕에 자리한 도화헌 미술관은 25년 동안 꾸준히 전시의 불을 지켜온 작은 미술관이다. 1999년 폐교된 도화초등학교 단장분교 건물을 2000년부터 미술관으로 개조해 운영을 시작했고 2007년에는 한국문화원연합회의 ‘생활친화적문화공간’으로, 2009년에는 전남도 1종미술관으로 등록됐다.
교실 세 칸 남짓한 아담한 규모지만 이곳에서는 매달 전시가 열리고 내년까지도 전시 예약이 가득 차 있을 만큼 쉼 없이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도화헌의 가장 큰 특징은 100% 초대전으로 전시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관장이 직접 작품을 선별해 작가를 초대하고, 전시 리플렛을 제작하며, 작품 운송과 설치·철거까지 도맡는다. “그림이 좋아서”라는 단순한 이유지만 탑차를 몰고 전국 어디든 달려가 작품을 직접 가져오고 설치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관장은 “도화헌은 하루도 쉬면 안된다”는 책임감으로 지난 25년을 지탱해왔다.
초대전시는 회화, 조각 등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신선함과 작가적 개성’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학력이나 경력보다 작품이 가진 철학과 신선함에 주목한다. 취재진이 방문한 9월에는 김정좌 작가의 옻칠 회화를 만날 수 있었다. 자연이 준 재료에 영원성을 불어넣은 흔치 않은 작품이라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관장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작품은 미안한 마음으로 거절한 적도 있지만 그만큼 초대전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원칙이기도 하다. 매년 8~9회의 개인전과 단체전이 열리고 있으며 도예와 천연염색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10년 가까이 레지던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도화헌 미술관을 운영하는 박성환 관장은 서양화가이자 바다를 사랑하는 화가다. 작업실을 찾기 위해 진도와 해남 등 전남 바닷가를 2년 가까이 돌아다니다가 도화면의 분교 자리에 마음을 붙였다. 처음에는 작업실로 쓰려 했지만, 전시를 한번 열어본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미술관 운영을 계속하고 있는 박 관장은 “좋아하는 그림을 매일 바꿔가며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그림 한 점을 소장하려면 큰 비용이 들지만 미술관을 운영하면 매달 새로운 작품이 걸리고 또 다른 풍경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화헌을 찾는 발길은 하루 평균 3~4명 정도로 많지 않다. 하지만 한 명 한 명이 모두 귀한 손님이다. 홈페이지를 보고 전시를 확인한 뒤 일부러 찾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림에 대한 애정이 깊다. “관심이 없으면 집 앞 갤러리도 안 가잖아요. 여기까지 오는 분들은 정말 그림을 좋아하는 분들이죠.”
도화헌의 이름에는 이곳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흔히 도화면에 위치해 도화헌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뜻은 다르다.
‘도화헌(陶畵軒)’은 ‘그릇 도, 그림 화, 집 헌’을 써서 ‘도자와 그림의 집’을 뜻한다. 강릉에 오죽헌이 있듯, 고흥에는 도화헌이 있다는 자부심이 깃들어 있다.
미술관 운영은 쉽지 않다. 특히 풀과의 전쟁은 여름마다 되풀이된다. 소규모 사립미술관이 짊어진 노동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럼에도 전시가 이어지는 이유는 미술관 운영이라는 책임감과 그림을 향한 사랑 때문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가와 관람객이 문턱 없이 만나는 공간, 사람 냄새 나는 미술관을 지향한다. 박 관장은 “편안한 공간, 누구나 와서 전시도 하고 쉬어갈 수 있는 미술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보람·주각중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도화헌의 가장 큰 특징은 100% 초대전으로 전시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관장이 직접 작품을 선별해 작가를 초대하고, 전시 리플렛을 제작하며, 작품 운송과 설치·철거까지 도맡는다. “그림이 좋아서”라는 단순한 이유지만 탑차를 몰고 전국 어디든 달려가 작품을 직접 가져오고 설치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관장은 “도화헌은 하루도 쉬면 안된다”는 책임감으로 지난 25년을 지탱해왔다.
![]() 25년간 이어온 수많은 전시 리플릿. /최현배 기자 |
관장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작품은 미안한 마음으로 거절한 적도 있지만 그만큼 초대전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원칙이기도 하다. 매년 8~9회의 개인전과 단체전이 열리고 있으며 도예와 천연염색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가능하다. 10년 가까이 레지던시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 도화헌 미술관 전시실 내부. /최현배 기자 |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미술관 운영을 계속하고 있는 박 관장은 “좋아하는 그림을 매일 바꿔가며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한다. 그림 한 점을 소장하려면 큰 비용이 들지만 미술관을 운영하면 매달 새로운 작품이 걸리고 또 다른 풍경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도화헌 미술관 전경. /최현배 기자 |
도화헌의 이름에는 이곳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흔히 도화면에 위치해 도화헌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뜻은 다르다.
![]() 도화헌 미술관은 작가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도화헌 미술관 제공> |
미술관 운영은 쉽지 않다. 특히 풀과의 전쟁은 여름마다 되풀이된다. 소규모 사립미술관이 짊어진 노동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럼에도 전시가 이어지는 이유는 미술관 운영이라는 책임감과 그림을 향한 사랑 때문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가와 관람객이 문턱 없이 만나는 공간, 사람 냄새 나는 미술관을 지향한다. 박 관장은 “편안한 공간, 누구나 와서 전시도 하고 쉬어갈 수 있는 미술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보람·주각중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