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명 작가 개성 폭발 ‘소설집’을 만나다
광주전남소설가협회 동인지
18집 ‘온빛소설문학’ 펴내
문체·주제 등 다양…읽는 재미
28일 카페 꼼마서 북 토크
2025년 11월 05일(수) 19:50
지난 4월 광주전남소설가협회 회원들은 군산 채만식문학관으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광주전남소설가협회 제공>
개성도, 문체도, 주제도 제각각인 다양한 소설을 만나다.

창작의 뜻을 품고 같은 길을 걸어가는 이들을 ‘동인’이라 한다. 첫 발을 떼기는 쉽지만 지속적으로 함께 길을 간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보편적으로 ‘문학의 길’은 낭만적이지도, 아름답지도 않으며, 더더욱 큰 이윤이 남는 것도 아니다. 들인 시간과 공력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결실이 초라할 때도 많다.

그럼에도 문학이 좋아서, 이 길이 아니면 스스로의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없어서 창작의 길을 가는 이들이 있다. 함께 읽고, 쓰고, 책을 펴내며 서로의 성장을 견인하는 문학 동인이 그 주인공이다.

지역에서 소설을 쓰며 동인활동을 꾸려가고 있는 작가들이 최근 동인작품집을 발간해 눈길을 끈다.

광주·전남소설가협회(회장 이진)가 동인지 18집 ‘온빛소설문학’(심미안)을 펴냈다.

회원 13명의 단편이 수록된 이번 작품집은 저마다 다른 삶과 사유의 궤적을 가진 작가들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등단년도를 비롯해 등단 매체, 나이, 직업, 관심사는 상이하지만 소설에 대한 열정 하나로 꿋꿋이 창작의 밭을 일궈가고 있는 ‘예술가들’이다.

게재된 작품은 ‘부엌 없는 여자’(김현주), ‘행복을 부탁해’(박경화), ‘밤 이사’(기정옥),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언어’(김해숙), ‘모란이 필 때’(정범종), ‘우리 이제 그만 말 하기로 해’(정미경), ‘당직 인터’(조안영), ‘여름의 끝’(김미용), ‘노대불’(노성애), ‘흰결’(경번), ‘무풍 에어컨’(공미숙), ‘얼굴’(김성훈), ‘신사의 방문’(손민두 작가) 등이다.

소설가인 이진 회장은 “회원 열세 분의 신작 단편소설을 일독하는 건 무엇과도 비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며 “한 분 한 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선생님들이 기꺼이 새로운 작품을 써주셨기에 광주전남소설가협회 동인지 18집이 세상 빛을 보게 됐다”고 의미를 전했다.

그러면서 “일인 미디어의 범람과 넘치는 영상 매체들로 하여 문학의 토양이 갈수록 척박해져가는 시절, 그럼에도 여전히 소설 창작에 열정을 쏟는 회원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마음 든든하다”며 “이 한 권의 책이 기갈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빌며 책이 나오기까지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호에는 기존과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트렌드에 맞게 표지를 새롭게 디자인했으며 말미에 작품 해설을 첨부한 것. 김주선 평론가가 세심하게 읽고 깊이 있게 논구해 준 덕분에 각각의 작품이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다.

김주선 평론가는 “단편 소설집을 읽는 일은 곧 여러 가지 삶의 단면들을 잠시 빌려 살아보는 일이며 그렇게 빌려 산 삶은 다시 우리의 현실을 낯설게, 또 새롭게 비추게 된다”며 “소설은 결국 우리가 살지 못한 가능성을 살아보게 하고 이미 살아온 시간을 다르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가장 오래된 훈련장이자 가장 은밀한 사유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총무를 맡고 있는 김만성 소설가는 “올해는 국가적으로나 국제적으로나 역동적인 한 해 였다”면서 “그럼에도 우리 작가들이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견지하면서 자신만의 작품을 써서 함께 엮어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동인 작품집 발간을 기념하는 북 토크가 오는 28일(오후 5시) 파랑새안과 건물 카페 꼼마에서 펼쳐진다. 이번 북 토크에서는 동인지 참여 작가들의 작품 낭독과 참석한 작가들 간의 대화로 진행될 예정이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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