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서로의 기억을 다시 그리다
ACC, 13~15일 예술극장서 10주년 공동제작 프로젝트 ‘Remapping ASIA’
2025년 11월 05일(수) 17:15
전쟁의 기억, 고립의 불안, 그리고 공동체의 치유.

한국·대만·태국의 연출가들이 각자의 언어로 아시아의 현재를 무대 위에 펼친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김상욱)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13~15일 ACC 예술극장에서 아시아 공동제작 프로젝트 ‘Remapping ASIA’(리매핑 아시아)를 선보인다.

대만의 대표적 국립극장인 국가양청원과 공동 제작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대만·태국의 연출가 3인이 참여한 국제 공동 창작 시리즈로, 각국의 사회적 현실과 문화적 정서를 예술 언어로 교차시키는 시도를 보여준다.

2년에 걸친 공동 워크숍과 리서치를 통해 완성된 이번 3부작은 전쟁, 고립, 샤머니즘이라는 키워드를 축으로 삼는다. 각자의 역사와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들이 서로 다른 감정의 결을 통해 ‘아시아’라는 넓은 정체성을 새롭게 그려낸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르는 작품은 대만의 원 쓰니 연출작 ‘나를 잊지 말아요’다. 전쟁을 ‘과거의 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오늘, 기억과 망각의 경계를 탐구하는 실험극이다. 대만·필리핀·한국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해 개인의 기억과 식민의 역사, 전쟁의 잔상을 다시 엮는다.

왼쪽부터 대만의 원 쓰니, 태국의 와인 차콘 차마이, 한국의 오세혁.<ACC제공>


이어지는 무대는 와인 차콘 차마이의 ‘한낮, 그리고 허공을 떠도는 연약한 것들: 그 다음, 점프! 점프!! 점프!!!’. 태국의 주목받는 젊은 극작가 겸 연출가인 그는 이번 작품에서 끊임없이 경쟁하고 달려야 하는 도시의 삶 속에서 잃어버린 감정과 관계의 온도를 되짚는다.

마지막 작품은 한국의 오세혁 연출가가 선보이는 ‘안티-샤먼 샤먼 클럽’이다. 계엄령과 샤머니즘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한 무대에 올려 억압과 해방, 의식과 놀이의 경계를 허문다. 굿판과 클럽이 어우러진 무대에서 샤먼의 주문이 EDM 리듬으로 변주되며, 관객은 놀이를 통한 치유와 연대의 순간을 함께 경험한다.

김상욱 전당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아시아 예술가들이 한 무대에서 감정과 기억을 교차시키는 실험”이라며 “관객들이 작품을 통해 아시아의 공통된 정서,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인간의 보편적 질문을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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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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