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획량 5년 전의 30% 수준 …‘홍어의 본고장’ 무색
그 많던 홍어 다 어디로 갔나
수온 변화에 바다 생태계 바뀌어
전북 어청도까지 올라가 조업
자망어선이 치어·알까지 싹쓸이
불법 조업 단속도 제대로 안돼
수온 변화에 바다 생태계 바뀌어
전북 어청도까지 올라가 조업
자망어선이 치어·알까지 싹쓸이
불법 조업 단속도 제대로 안돼
‘홍어의 본고장’ 흑산도 어민들은 이대로라면 흑산도 풍경이 바뀔 날도 머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변화 여파로 바다 온도가 오르면서 특산물인 홍어는 한참 북상해 전북 어청도 인근까지 올라가서 잡아야할 정도가 됐다. 어민들이 고령화됐고 섬을 빠져나간 주민들도 늘면서 전통 참홍어잡이(미끼없이 던지는 주낙 방식) 방식을 물려줄 어민들은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여기에 정부의 불법 조업 어선들에 대한 미온적 단속 태도도 한몫을 했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26일 신안군 흑산항에서 만난 이상수(61)씨는 홍어잡이 어민이다. 지난 1988년부터 홍어를 잡아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80t까지 잡아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는데 올해는 총허용어획량(TAC)이 37t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며 “작년 어획량 50t이 채 안 됐는데 올해는 더 한 것 같다”고 했다.
어민들은 해수온도 상승이 직접적 영향이라고 지목했다.
과거에 비해 바다 온도가 올라 흑산도 주변에서 홍어 잡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씨는 “올해도 서해 수온이 워낙 높아 흑산도 인근에 홍어가 나오지 않아 멀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년에는 어청도 인근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어민 김철용(65)씨도 “서해바다의 홍어씨가 말라버렸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과거 1년에 10개월 정도 작업하면 60~70t을 잡았는데, 3년 전부터는 급격히 떨어져 2배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흑산도 홍어는 미끼 없이 어구 ‘걸낙’을 이용하는 전통 연승어업 방식으로 잡아 홍어 피가 덜 빠져 맛이 좋아 명품으로 통했다. 그런데 수온 상승으로 흑산도보다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섬 어민들이 하나둘 뭍으로 나가면서 전통 어업을 배울 어민들도 사라졌다. 이대로라면 외국인 선원들이 전통 어업을 물려받게 될 처지다.
정부의 미온적 어업 단속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어민들은 “서해바다 오징어 잡이 배들이 무더기로 잡아 반출해버리면서 홍어 어획량이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자망어선들이 변형어구를 써서 홍어 새끼나 알까지 싹 잡아버린다”며 “산란율이 낮은 어종인데 무자비하게 잡으니 씨가 마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근해자망 어업의 지지줄 기준 규격에 관한 고시’ 등으로 남획을 막겠다고 했지만 지지줄 길이와 간격 등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보니 근해자망어선들이 유자망 변형어구를 만들어 다량 포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혹산도 어민들의 경우 길이가 45cm 미만이면 방류하는데 자망어선들은 촘촘한 그물에 걸린 어린 치어와 알까지 모두 포획해 자원이 부족해지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흑산도에서 총어획량(PAC) 제도가 적용됐지만 실질적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어민들 주장이다. 2015~2016년 홍어 자원이 늘어나자 다른 업종 어선들이 몰려들면서 관리가 무너졌고, 위판장으로 나오지 않고 사매매로 거래하니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불법 어획으로 자원이 줄어든다고 어민들은 설명했다.
흑산 수협에 따르면 연도별 흑산도 홍어 어획량은 2020년 1109t(5만 4782마리), 2021년 399t(7만 4605마리), 2022년 419t(7만 9119마리), 2023년 452t(8만 2468마리), 2024년 417t(7만 8090마리), 2025년 331t (5만 9285마리) 등이다.
어민들은 “마릿수는 얼추 유지되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5년 전에 비해 어획량 무게(t)가 예년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큰 홍어들이 사라지면서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로, 홍어잡이가 섬의 생업인데, 이렇게 가다간 지속이 불가능하다”고 한탄했다.
/흑산도=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흑산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기후변화 여파로 바다 온도가 오르면서 특산물인 홍어는 한참 북상해 전북 어청도 인근까지 올라가서 잡아야할 정도가 됐다. 어민들이 고령화됐고 섬을 빠져나간 주민들도 늘면서 전통 참홍어잡이(미끼없이 던지는 주낙 방식) 방식을 물려줄 어민들은 찾기 어려울 지경이다. 여기에 정부의 불법 조업 어선들에 대한 미온적 단속 태도도 한몫을 했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80t까지 잡아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는데 올해는 총허용어획량(TAC)이 37t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며 “작년 어획량 50t이 채 안 됐는데 올해는 더 한 것 같다”고 했다.
어민들은 해수온도 상승이 직접적 영향이라고 지목했다.
과거에 비해 바다 온도가 올라 흑산도 주변에서 홍어 잡기가 수월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민 김철용(65)씨도 “서해바다의 홍어씨가 말라버렸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과거 1년에 10개월 정도 작업하면 60~70t을 잡았는데, 3년 전부터는 급격히 떨어져 2배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흑산도 홍어는 미끼 없이 어구 ‘걸낙’을 이용하는 전통 연승어업 방식으로 잡아 홍어 피가 덜 빠져 맛이 좋아 명품으로 통했다. 그런데 수온 상승으로 흑산도보다 다른 지역에서 잡히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섬 어민들이 하나둘 뭍으로 나가면서 전통 어업을 배울 어민들도 사라졌다. 이대로라면 외국인 선원들이 전통 어업을 물려받게 될 처지다.
정부의 미온적 어업 단속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어민들은 “서해바다 오징어 잡이 배들이 무더기로 잡아 반출해버리면서 홍어 어획량이 떨어졌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자망어선들이 변형어구를 써서 홍어 새끼나 알까지 싹 잡아버린다”며 “산란율이 낮은 어종인데 무자비하게 잡으니 씨가 마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근해자망 어업의 지지줄 기준 규격에 관한 고시’ 등으로 남획을 막겠다고 했지만 지지줄 길이와 간격 등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보니 근해자망어선들이 유자망 변형어구를 만들어 다량 포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혹산도 어민들의 경우 길이가 45cm 미만이면 방류하는데 자망어선들은 촘촘한 그물에 걸린 어린 치어와 알까지 모두 포획해 자원이 부족해지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흑산도에서 총어획량(PAC) 제도가 적용됐지만 실질적 단속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어민들 주장이다. 2015~2016년 홍어 자원이 늘어나자 다른 업종 어선들이 몰려들면서 관리가 무너졌고, 위판장으로 나오지 않고 사매매로 거래하니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불법 어획으로 자원이 줄어든다고 어민들은 설명했다.
흑산 수협에 따르면 연도별 흑산도 홍어 어획량은 2020년 1109t(5만 4782마리), 2021년 399t(7만 4605마리), 2022년 419t(7만 9119마리), 2023년 452t(8만 2468마리), 2024년 417t(7만 8090마리), 2025년 331t (5만 9285마리) 등이다.
어민들은 “마릿수는 얼추 유지되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5년 전에 비해 어획량 무게(t)가 예년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큰 홍어들이 사라지면서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는 추세로, 홍어잡이가 섬의 생업인데, 이렇게 가다간 지속이 불가능하다”고 한탄했다.
/흑산도=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흑산도=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