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인문으로 양림의 숲을 이루다
'제14회 굿모닝 양림' 11월 2일까지 양림동 일원서
2025년 10월 26일(일) 16:50
양림동 우일선 선교사 사택의 모습.<광주시 남구 제공>
100여 년 전, 미국인 선교사 우일선(Wilson)이 양림동 언덕에 터를 잡았다.

버드나무 숲이 드리운 언덕 위 회색 벽돌과 경사 지붕이 어우러진 그의 사택을 중심으로 선교사들이 교육과 의료, 기독교 전파에 나서며 근대문화의 토대를 세웠다.

이후 김현승·이강하·정율성 등 예술인들이 양림동에 머물며 문학과 예술의 숨결을 이어갔고, 오웬기념각·이장우 가옥·최승효 가옥 등 근대 건축물들은 지금도 그 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오늘의 양림에는 수많은 갤러리와 예술공간이 들어서며 근대와 현대의 시간이 한 자리에 흐르고 있다.

인문학 축제 ‘제14회 굿모닝 양림’이 오는 11월 2일까지 양림동 일원에서 열린다. 광주시 남구가 주최하고 남구문화원과 굿모닝양림행사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축제의 주제는 ‘인문으로 양림의 숲을 이루다’. 양림동의 역사와 문화, 인물,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가을 축제가 펼쳐진다.

축제는 ‘전시·인문학·체험·공연’의 네 갈래로 구성된다.

양림동 미술관과 갤러리 곳곳에서는 전시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양림동 화가전’과 ‘청년 작가 15인전’, ‘양림에서 만나는 미술관’, ‘소심당 조아라전’, ‘오방 최흥종의 삶’ 등 여덟 개 전시가 양림동의 골목과 공간을 물들이고 있다.

참여·체험 마당에서는 시민이 직접 주인공이 된다.

‘양림 그림 여행’, ‘펭귄 만들기’, ‘나만의 캐리커처’, ‘근대의상 체험’, ‘스탬프 투어’, ‘피아노 연주’, ‘감성 그네 타기’ 등 16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양림의 골목을 걸으며 시민들은 오래된 담벼락과 붉은 벽돌 사이에서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시간을 체험할 수 있다.

26일까지 진행된 인문학 콘서트에서는 문화·예술 각 분야를 대표하는 8명의 인문예술인이 시민들과 만났다.

이태우 함평군립미술관장, 황광우 작가, 진모영 영화감독, 허형만 시인, 김원익 그리스신화연구소장, 박하선 사진가, 오성완 푸른연극마을 대표, 한규무 교수가 각자의 시선으로 예술과 삶을 이야기했다.

특히 평소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우일선 선교사 사택이 특별 개방돼, 광주의 근대문화를 상징하는 국가유산 안에서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한희원 굿모닝양림추진위원장은 “굿모닝 양림은 양림동의 인문적 자산을 시민들과 나누는 축제이자, 지역 예술인과 주민이 함께 만드는 문화의 장”이라며 “가을 낭만이 물든 양림동에서 마음의 여유와 행복을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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