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특수학교 학생 통학시간 전국서 가장 길다
23.9% 가 2시간 이상 소요
전국 평균 8.8%보다 2.7배 높아
장애학생 등·하교 머나먼 길
특수학급 증설 등 개선 대책 시급
2025년 10월 23일(목) 19:00
전남지역 특수학교 장애학생들의 통학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하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광주일보가 지난 4월 게재한 ‘멀고도 험한 학교가는길’ 기획 시리즈.
전남 지역의 특수학교 장애학생들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통학 환경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지역 특수학교 장애 학생들은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편도로 2시간 넘는 시간을 써 가며 통학하고 있어 통학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길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학 버스가 부족해 매일 편도 120㎞씩 왕복 240㎞를 오가고, 주행 거리 40만㎞가 넘는 노후한 버스를 타는 등 ‘고통의 통학길’을 감수하고 있는 장애 학생들의 고충<광주일보 4월 21일 6면·22일 7면·24일 7면 등>을 보여 주는 단면으로, 전남도교육청 차원의 책임 있는 개선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남 지역 특수학교 장애학생 중 통학 시간이 2시간 이상 걸리는 학생 비율은 23.9%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평균 8.8%보다 2.7배 높은 수치이며, 경북(19%)·제주(15.5%)·울산(11.5%)·충북(10.8%)·경기(10.7%)·충남(10.1%) 등을 한참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특수학교 학생 1242명의 통학(편도) 시간은 30분 미만 642명, 30분 이상~1시간 미만 303명, 1시간 이상~2시간 미만 294명 등이었다. 2시간 이상은 3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통학 시간이 30분 이상인 경우는 600명(48.3%)에 달한다.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과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상 초등학생의 통학 거리는 도보 30분,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의 통학 거리는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가 적당하다고 규정돼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남 지역 특수학교 학생 수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만큼, 통학 불편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도 전남도교육청의 예산 지원이 없으니 통학버스는 턱없이 부족한데 학생 수만 늘어 버스당 2개 시·군씩 묶어서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전남의 특수학교 학생 수는 2022년 1174명에서 2023년 1197명, 2024년 1240명으로 늘었으며, 전남 9개 특수학교 내 학급 수도 2022년 196학급에서 2023년 220학급, 2024년 231학급으로 증가했다.

그에 비해 통학 버스는 31대밖에 마련돼 있지 않으며, 차량 한 대당 20~30명씩 학생들을 태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개 시·군을 넘나들며 통학하는 학생 중에는 편도 120㎞씩 왕복 240㎞를 타고 통학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교육청은 예산을 핑계로 한 해에 1~2대 정도를 교체 지원해 주는 데 그치는 실정이다. 전남교육청은 오는 2026년 3대, 2027년 2대, 2028년 1대를 교체할 계획이다. 주행거리 30만~40만㎞를 넘기고 휠체어 리프트 등 장애인 편의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버스도 적지 않다.

김문수 의원은 “특수학생이 지나치게 긴 통학시간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전남 학생들이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며 “교육청이 나서서 통학 환경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특수학급을 신설, 증설하는 등 통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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