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소울 푸드’ - 김지을 사회부장
2025년 10월 21일(화) 00:20
‘추억의 동화’를 주제로 펼쳐졌던 제22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15~19일)는 대표적 길거리 간식들을 한 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행사이기도 했다. 일교차가 커져 뜨끈한 길거리 간식이 생각나는 시기에 열렸던 행사라 붕어빵, 어묵, 호떡, 군밤, 계란빵, 호두과자 등 길거리 간식들을 판매하는 노점이 자연스럽게 선을 보였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길거리 음식의 대표주자인 붕어빵은 원래 팥이 들어가지만 행사장에서는 슈크림, 치즈, 피자, 아이스크림 등을 활용한 붕어빵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붕어빵과 쌍벽을 이루는 풀빵계의 라이벌 계란빵도 풍성함과 폭신함으로 관광객들 시선을 사로잡았다. 계란빵은 계란을 통째로 넣고 구운 게 특징으로 날씨가 쌀쌀한 이 맘때 먹기 좋다.

특히 계란빵은 CNN이 최근 한국어 발음 그대로 ‘gyeran-ppang’으로 소개하면서 빵에 담긴 기억에 남는 풍미, 상징적 지위 등을 종합해 ‘세계 50대 빵’ 중 하나로 선정하면서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고 있다.

계란빵은 프랑스의 바게트, 이탈리아의 치아바타, 일본의 카레 빵, 멕시코의 토르티야, 미국의 비스킷, 중국 샤오빙 등 유명하고 익숙한 빵들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CNN은 계란빵을 ‘계란이 통째로 들어있는 1인분 크기의 밀가루빵’이라며 ‘햄, 치즈, 파슬리를 넣으면 달콤하고 짭짤한 맛에 풍미까지 더해져 배를 따뜻하게 해주고 한국의 긴 겨울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고 소개했다.

계란빵은 붕어빵과 함께 서민들의 길거리 ‘소울 푸드’다. 붕어빵은 값싼 간식의 대표주자로, 10년 전만 해도 5개에 100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몇 년 전에는 3개 2000원으로 오르더니 이제는 한 마리에 1000원을 줘야 한다. 계란빵도 1980년대 첫 선을 보일 때만 해도 개당 100원 정도에 살 수 있는 ‘국민 간식’이었다. 이제는 원재료 가격이 올라 1000원짜리 한 장으로는 먹기 힘들어졌다.

서민들이 길거리 소울 푸드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열 만큼 경기가 나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김지을 사회부장 dok2000@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760973600790720087
프린트 시간 : 2025년 10월 21일 19:2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