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위기’ 깊은 우려…법·제도적 안전망 강화해야
전국 모자의료센터협의회·전남대병원 권역 모자의료센터 심포지엄
최근 10년간 분만의료기관 34% ↓
산과 의사 미래 인식 61.4% ‘암울’
고위험 임신 ↑…필수의료체계 구축
재정적 보상·근무 환경 혁신 필요
2025년 10월 19일(일) 20:05
전국 모자의료센터 협의회 심포지엄이 지난 18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전국 산과 의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개최됐다.
“내 뒤에 산과의사 할 사람 있을까”, “오래 버티는 자가 오래 고통받는다”, “오랜 당직에 내 몸이 먼저 붕괴될 것 같다.”

전국 산부인과 의사들은 17, 18일 광주에서 열린 두 개의 모자의료센터 심포지엄에서 위기감을 집중 토로했다. <관련기사 12면>

고령 산모 증가, 이상 신생아 출생, 분만 의료기관 감소 속에 산과 전문의는 줄고 근무 환경은 악화되면서, 이대로면 안전한 분만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공통된 목소리로 나왔다. 또 산과 위기 극복을 위해서 법적·제도적 안전망 강화, 재정적 보상 현실화, 근무 환경 혁신 등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전남대 권역 모자의료센터와 전국 모자의료센터 협의회 주최로 전남대병원 백년홀에서는 ‘전남대병원 권역 모자의료센터 심포지엄’이 열렸고, 광주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전국 모자의료센터 협의회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18일 모자 의료센터 협의회 심포지엄에서 ‘산과의사 부족현상의 해결방안’ 주제로 발표한 강원대병원 나성훈 교수는 2022년 기준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율(35.7%), 다태아 비율(5.8%), 조산율 비율(9.8%) 그리고 최근 10년간 분만 의료기관 변동 현황(2023년 기준 34% 감소)을 제시하며 산과 위기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나 교수는 “고위험 임신 및 이상 신생아의 증가는 산과의 숙련된 전문성과 24시간 대기 체계를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의 산과의사 부족 현상은 이러한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21년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인턴·전공의·임상강사·전임의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1만3029명 중 616명 응답)에서 ‘산부인과 의사의 미래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61.4%가 ‘암울하다’고 답한 것을 예로 들며 예견된 위기였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나 교수는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적 보상 현실화, 법적·제도적 안전망 강화, 근무 환경 혁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중 법적·제도적으로는 의료 분쟁 시 국가책임 강화,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정부 100% 공적보상제 도입을 제안했다.

고려대의대 조금준 교수는 17일 행사에서 ‘의정사태 이후 MFICU(고위험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 운영계획’에 대한 발표에서 의정 갈등 이후 해결책으로 인력 확충의 질적 전환, 수가 개선 및 보상 체계 현실화, 지역 필수의료 지원 체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역 필수의료 지원 체계 구축 방안으로 모자보건 특화 병원을 지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경북대·아주대·인제대·강원대·전남대·조선대·계명대·단국대·충남대·가천대 병원, 일산병원·전주예수병원 등 총 20여개 병원의 의사 100여명을 포함, 정부와 의료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하는 등 국내 의료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도 이번 심포지엄에서 각 발표자들은 의정 갈등으로 현장에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발표하면서 산과 위기와 함께 해결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글·사진=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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