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집’ 출간
임서원 시인 ‘어제는 사랑했고 오늘은 모르겠다’
생생한 감각적 언어가 환기하는 성찰의 힘과 사유
2025년 10월 07일(화) 09:09
생생한 감각적 언어가 환기하는 성찰의 세계.

임서원 시인의 시집 ‘어제는 사랑했고 오늘은 모르겠다’(상상인)는 성찰의 힘을, 성찰의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집이다. ‘제20회 지리산문학상 수상집’이기도 한 이번 시집은 서정의 주인공을 앞세우는 대신 일상, 사물 등을 모티브로 성찰의 사유를 섬세하게 구현한다.

허연 시인은 “임서원의 시는 성찰의 힘이 두드러진다”며 “성찰은 ‘잘 고독한’ 자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고 평한다.

사전적 의미의 성찰은 ‘반성하고 살피는 것’을 뜻한다. 시적 자장에서 성찰은 행위를 초월한 내적인 시간, 상상의 경계, 감각적 이미지 등을 포괄한다.

이번 시집에서 성찰은 시간의 관념과 맞닿아 있으며, 시인은 시적 언술을 작품에 투영함으로써 이를 의미 있게 구현한다. 이때의 시간은 순서대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인식하는 화자에 의해 새롭게 직조된다.

“미리 쓴 일기장에 비가 내린다/ 지우려 문지르다 뜯겨진 나, 는 삼인칭입니다”라는 ‘13월’의 작품이나, “오래전 엄마는 포도 알맹이처럼 울컥 빠져나갔다/ 흥건해진 집에서 살색 크레파스를 쥐면// 조금 후의 내가 보이고/ 내가 아는 사람들은 다 어디 있을까”의 ‘빈집’ 등은 통증의 감각, 상실의 감각으로 시간을 재단하고 초점화한다. 회상의 순간은 질서 정연하지 않고 화자의 주관에 따면 재편되면서 미학의 효과를 발한다.

전반적으로 시에 응결된 비유와 이미지는 서정과 서사의 경계에 놓여 있다. 주관적이지만 주관적이지 않는 묘한 울림은 화자가 취하고 있는 대상과의 거리의 운용에서 빚어지는 효과로 읽힌다.

오민석 문학평론가는 (단국대 명예교수)는 “그는 겹겹의 은유로 상처를 에워쌈으로써 상처가 날-목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예비한다”고 평한다.

한편 임 시인은 지난 2015년 ‘서정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지난해 아르코 문학 창작산실 발표지원금 수혜를 받았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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