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우치동물원, 시력 잃은 삵과 밀수 앵무새 5마리 새 보금자리…3일부터 일반 공개
삵은 평생 보호·치료, 앵무새는 서식환경 맞춤 관리…구조동물 보호와 종 보전 연구 거점화
2025년 10월 03일(금) 14:28
광주시 북구 우치동물원에서 보호 중인 삵. <광주시 제공>
광주 우치동물원이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삵 1개체와 불법 밀수·사육에서 구조된 앵무새 5마리를 새 가족으로 받아 상시 보호에 들어갔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이날 부터 시민 관람이 가능해지면서 생명존중 교육과 지역 기반 종 보전 연구의 현장성이 한층 강화된다.

우치동물원에 들어온 삵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2020년 2월 북구 청풍동에서 교통사고로 추정되는 큰 외상 상태로 발견됐다.

두부 손상에 따른 신경 장애와 시력 상실, 골절 등으로 야생 복귀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광주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에서 장기 치료·보호를 받아왔고,

지난 7월 25일 집중 관리와 안정적 생활을 위해 우치동물원으로 이관됐다.

동물원은 전문 의료진과 함께 체계적인 재활 케어를 지속해 개체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활 공간을 시각 장애 특성에 맞춰 단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

앵무새는 뉴기니아와 오색장수앵무 등 5마리로, 불법 밀수·사육 과정에서 확보된 개체들이다.

이들은 국립생태원 야생동물보호시설에서 보호를 받아오다 7월 26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왔다.

동물원은 종 특성에 맞춘 사육밀도와 횃대 구조, 급이·급수 주기 최적화,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병행해 건강 회복과 적응을 지원했다.

현재 삵과 앵무새 모두 건강검진과 순치·환경 적응 과정을 밟고 있으며, 관람은 동물 복지를 최우선에 두고 시간과 동선을 조절해 운영된다.

우치동물원은 이번 수용을 계기로 구조 장애 동물의 평생 돌봄 체계를 고도화하고, 지역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서식지 외 보전 역량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특히 삵은 국내 토종 중형 포식자로 생태계 건강성의 지표가 되는 만큼, 장기 관찰과 의료 데이터가 향후 서식지 외 보전기관 준비와 개체군 보전 전략 수립에 자료로 쓰일 전망이다.

앵무새 개체군은 유전자 다양성, 사회적 행동성, 사육환경 반응 등 기초 자료를 축적해 불법 거래 억제와 반려조 문화의 책임성 강화 메시지를 병행한다.

우치동물원은 3일 시작되는 연휴 기간 동안 동물 복지 수칙에 따른 관람 예절을 적극 안내하고, 보호·치료 과정과 종 보전의 의미를 설명하는 해설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성창민 우치공원관리사무소장은 “교통사고 후 시력을 잃은 삵을 안전하게 보살피게 된 것은 동물복지의 책무를 실천하는 일”이라며 “우치동물원이 시민에게는 살아있는 생태교육의 장, 동물에게는 안전한 삶터가 되도록 관리와 연구를 더 촘촘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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