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화장실이 던진 철학 담은 공공건축물
국립공원 무등산에 새로 지은 화장실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가 토끼등에 세운 화장실이 미관과 바람길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도 최근 개장한 장불재 화장실마저 공공건축물에 대한 고민을 전혀 담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끼등 화장실 개관 당시 공단의 행정편의주의적 사고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공단 측은 장불재 화장실을 별다른 변화 없이 그대로 완공해 최근 개방했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디자인에 대한 개선 요구에도 나무 몇 그루 심고 페인트 색상만 바꿔 그대로 완공한 것을 보면 공단 측의 무신경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한다. 공개 입찰 대신 평소 수의계약을 도맡았던 업체에 그대로 맡긴 것에서도 고민한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장불재 화장실은 서석대, 입석대와 마주한 곳에 자리한 유일한 공공건축물이다. 그런데도 자리의 상징성은 커녕 화장실이라는 기능성만 강조해 무등산을 찾는 탐방객들이 두고두고 눈살을 찌푸리게 됐다. 군립공원인 경남 합천군 황매산 화장실보다 못하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휴게실을 겸한 황매산 화장실은 건축가의 자문을 받고 지역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반영한 친환경적 디자인으로 2021년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받았다. ‘철새와 억새 사이’라는 이름까지 가지고 있는데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주변 환경과 잘 어울려 인증샷 명소가 됐다고 한다.
무등산 화장실 논란을 계기로 공공건축물에 대한 광주시의 무관심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공건축물에 별다른 철학이 담겨 있지 않고 이번 논란에도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었다는 비판이다.
공공건축물은 도시의 품격을 결정짓는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조그마한 건물 하나 짓더라도 철학을 담아야 한다. 광주시에는 지난해부터 총괄건축가제도가 사라졌는데 요즘 트렌드와 역행하는 처사다. 총괄건축가제도를 부활해 공공건축에 대한 틀을 다시 짜길 바란다.
토끼등 화장실 개관 당시 공단의 행정편의주의적 사고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지만 공단 측은 장불재 화장실을 별다른 변화 없이 그대로 완공해 최근 개방했다.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디자인에 대한 개선 요구에도 나무 몇 그루 심고 페인트 색상만 바꿔 그대로 완공한 것을 보면 공단 측의 무신경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한다. 공개 입찰 대신 평소 수의계약을 도맡았던 업체에 그대로 맡긴 것에서도 고민한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공공건축물은 도시의 품격을 결정짓는 얼굴이나 마찬가지다. 조그마한 건물 하나 짓더라도 철학을 담아야 한다. 광주시에는 지난해부터 총괄건축가제도가 사라졌는데 요즘 트렌드와 역행하는 처사다. 총괄건축가제도를 부활해 공공건축에 대한 틀을 다시 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