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연휴, 무료급식소 문 닫으면 끼니 어떡하나”
광주 복지관 28곳 3~9일 휴관
간편식으로 대체식 내놨지만
취약계층 ‘한숨의 추석’될 듯
간편식으로 대체식 내놨지만
취약계층 ‘한숨의 추석’될 듯
![]() 30일 오전 광주시 북구 오치동에 거주하는 한 노인이 TV를 조작하기 위해 몸을 일으키고 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광주 지역 취약계층은 ‘끼니 걱정’에 놓이게 됐다.
최장 10일에 이르는 긴 연휴 사이에 광주 지역 무료급식소가 줄줄이 휴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식비가 천정부지로 올라 식사 한 끼도 제대로 차리기 어려운 형편에 무료급식소마저 문을 닫으니 일주일동안 어떻게 끼니를 챙겨먹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 내 운영 중인 무료급식소는 총 28곳(동구 2곳·서구 7곳·남구 3곳·북구 11곳·광산구 5곳)이며,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3일부터 9일까지 일제히 휴관할 예정이다.
이곳을 찾는 무료급식 대상자는 총 3222명(동구 470명·서구 653명·남구 710명·북구 854명·광산구 535명)으로, 60세 이상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계층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광주 각지의 무료급식소를 찾은 이들은 장기간 휴관 소식에 “배고프고 외로운 명절이 될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북구 오치사랑의식당을 찾은 A(75)씨는 “밥솥에 밥은 할 수 있지만 반찬이 문제다. 요즘 빵 두 개만 사도 1만3000원이 훌쩍 넘어 살 엄두도 못 낸다”며 “식당도 문을 닫을 테니 당분간은 햇반 하나로 버텨야 하나 싶다”고 말했다.
A씨는 편마비로 중증 장애 판정을 받아 국민연금30만원, 기초생활수급비 50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고 있다. A씨는 “무료급식 없이 하루하루 식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연휴도 길고 끼니도 못 챙기고 혼자 있을 생각하니 외롭고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같은 급식소에서 만난 B(여·76)씨도 “정부 지원금으로 관리비 내고 나면 식비가 늘 빠듯하다”며 “연휴가 긴데 찾아올 가족도 없고 복지관에도 못 가 벌써 외롭다. 라면이나 두유, 복지관에서 준 레토르트 식품으로 버텨야 한다”고 씁쓸해 했다.
C(여·83)씨는 “남편도 자식도 없이 혼자 지낸다. 평소 집에서 식사하는 반찬은 밥과 김치 뿐이고 가끔 간고등어 하나 사서 4~5일 먹는 게 전부인데 추석이라고 달라질 게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각 무료급식소는 휴관에 앞서 고구마, 라면, 계란, 두부, 레토르트식품 등 대체식을 제공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부분 3~5번의 끼니를 해결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휴 기간 동안 취약계층을 돌볼 안전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의 식사 공백은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식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전화로 안부를 묻기’처럼 간단한 방법을 통해 독거노인들과의 접촉을 지속하고 연휴 기간 지속적인 돌봄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최장 10일에 이르는 긴 연휴 사이에 광주 지역 무료급식소가 줄줄이 휴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고물가로 식비가 천정부지로 올라 식사 한 끼도 제대로 차리기 어려운 형편에 무료급식소마저 문을 닫으니 일주일동안 어떻게 끼니를 챙겨먹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이다.
이곳을 찾는 무료급식 대상자는 총 3222명(동구 470명·서구 653명·남구 710명·북구 854명·광산구 535명)으로, 60세 이상 독거노인이나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 계층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광주 각지의 무료급식소를 찾은 이들은 장기간 휴관 소식에 “배고프고 외로운 명절이 될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A씨는 편마비로 중증 장애 판정을 받아 국민연금30만원, 기초생활수급비 50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고 있다. A씨는 “무료급식 없이 하루하루 식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연휴도 길고 끼니도 못 챙기고 혼자 있을 생각하니 외롭고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같은 급식소에서 만난 B(여·76)씨도 “정부 지원금으로 관리비 내고 나면 식비가 늘 빠듯하다”며 “연휴가 긴데 찾아올 가족도 없고 복지관에도 못 가 벌써 외롭다. 라면이나 두유, 복지관에서 준 레토르트 식품으로 버텨야 한다”고 씁쓸해 했다.
C(여·83)씨는 “남편도 자식도 없이 혼자 지낸다. 평소 집에서 식사하는 반찬은 밥과 김치 뿐이고 가끔 간고등어 하나 사서 4~5일 먹는 게 전부인데 추석이라고 달라질 게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각 무료급식소는 휴관에 앞서 고구마, 라면, 계란, 두부, 레토르트식품 등 대체식을 제공한다는 입장이지만, 대부분 3~5번의 끼니를 해결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연휴 기간 동안 취약계층을 돌볼 안전장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서 조선이공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의 식사 공백은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식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명절 연휴 기간 동안 ‘전화로 안부를 묻기’처럼 간단한 방법을 통해 독거노인들과의 접촉을 지속하고 연휴 기간 지속적인 돌봄과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