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해진 보이스피싱…“감쪽같이 속을 뻔”
공공기관 용역 입찰결과로 개인정보 구해
광주·전남 5년간 피해 1400억
2025년 09월 30일(화) 20:00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공공기관 용역 입찰 결과를 통해 개인정보를 구해 공공기관 사칭 보이스피싱을 거는 사례가 발생했다.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피싱 사기가 갈수록 교묘해지는 가운데 최근 5년간 광주·전남 피싱 피해액도 14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광주시의 한 광고 회사 대표 A씨는 지난 22일 광주시 산하 B 재단 직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지난 4월, 7월 두 차례 B 재단에서 발주한 간행물 발간 용역, 이벤트 운영 용역 등에 낙찰된 바 있다. 보이스피싱범은 이를 미리 알고 있다는 듯, 자신을 재단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한 업체로부터 흡연측정기 기계를 사려는데 160만 원을 200만 원으로 가격을 올리는 것 같다”며 “50대 중 15대가 당장 필요하니 A씨 회사에서 160만 원에 구매해 선집행해주면 차액분을 넣어주겠다”고 말을 걸어왔다. 피싱범은 재단 로고와 이름, 직함 등이 적힌 명함을 보내오기도 했다.

이후 피싱범의 요구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A씨가 B 재단에 문의해 보니, B 재단에는 피싱범이 댔던 이름을 가진 직원은 없었다.

A씨는 “입찰 사이트에 게시된 낙찰 결과를 보고 수주한 기업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을 하는 것 같다”며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의심없이 연락을 받았다. 명함도 인공지능으로 만들어 전달하는 것 같다. 용역을 진행하는 갑을관계라 깜빡 속아 돈을 보내줄 뻔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공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기관사칭, 대출사기 등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최근 5년간 140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기관사칭 피싱 피해액은 415억원이다.

30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광주에서 기관을 사칭한 피해액은 2020년 22억원, 2021년 14억원, 2022년 27억원, 2023년 37억원, 2024년 13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남에서도 기관을 사칭한 피해액은 2020년 10억원, 2021년 14억원, 2022년 26억원, 2023년 27억원, 2024년 108억원으로 증가했다.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759230000790063006
프린트 시간 : 2025년 10월 01일 05:4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