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성비위·뇌물수수…본분 망각 광주·전남 경찰
사적 연락에 성희롱 발언하고
근무성적 평정 대가 금품 제공
억대 편의 제공 받은 의혹 내사
끊이지 않는 음주운전 물의도
시스템 점검해 조직 각성 필요
2025년 09월 30일(화) 19:50
/클립아트코리아
광주·전남 일선서에서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들이 잇따라 비위 의혹으로 감찰 내지는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광주동부경찰의 A 경정이 성비위를 저질렀다는 진정서를 접수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진정서에는 A 경정이 여성 경찰관에게 수차례 사적인 연락을 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질문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A 경정은 지난달 25일부터 2일까지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경찰청은 A 경정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한편 A 경정이 휴가에서 복귀하는대로 피해자와 분리조치할 방침이다.

A 경정은 “직원 개인에게 성추행을 저지른 적이 없어 떳떳하다”며 “진정 내용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광범위하게 조사를 해달라고 했으니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서부경찰서 B 경감도 동료 여성 경찰관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의혹으로 경찰청 조사를 받고 있다.

B 경감은 동료 여성 경찰관에게 사생활에 대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하고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는 등 의혹을 받고 있으며 최근 다른 경찰서로 전출됐다.

전남경찰청에서도 비위가 잇따랐다.

여수경찰서 C 경위와 D 경감은 지난 26일 근무 성적 평정을 대가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뇌물공여·뇌물수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C 경위는 지난해 말 근무성적 평정 과정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목적으로 자신의 직속 상관인 D 경감에게 1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남경찰청 총경급 간부도 직장 내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경찰청 감찰을 받고 있다.

해당 경찰관은 “정상적으로 업무 지시를 한 것이며, 욕설을 한 것도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지난 5월에는 전남경찰청 팀장급 경찰관이 과거 자신이 수사하던 사건의 고발인으로부터 수억원대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내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음주운전 비위도 반복됐다. 지난 5월 2일 목포경찰의 한 파출소 소속 순경이 목포시 산정동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자신의 차를 몰다 동료 경찰관에 적발돼 해임 조치됐다.

지난 4월 8일에는 전남경찰청 소속 순경이 광주시 광산구 제2순환도로 산월나들목 인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으며 3월에는 광주광산경찰 소속 순경, 신안경찰 소속 경감 등이 잇따라 음주운전 등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지역사회에서는 범죄를 예방해야할 경찰관들이 오히려 성폭력, 뇌물수수, 음주운전 등 비위 의혹으로 줄줄이 조사를 받고 있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근본적인 비위 예방책 없이 문제를 일으킨 경찰관을 땜질식으로 징계 조치하는 행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전남 지역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단순히 문제를 일으킨 경찰관 개인을 징계하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경찰 조직 전반을 점검하고, 범죄 예방을 위한 체계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규 호남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채용 규모가 늘고, 여경 비율이 높아지는 등 조직은 변화하는데 상관들은 성인지감수성에 대한 인식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신입 경찰관들은 교육만으로 통제가 안되는 등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며 “조직 차원에서 전체적인 시스템을 점검하고 강력한 신상필벌을 통해 조직 각성 의지를 보여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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