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맹자’ 배우던 향교에서 펼쳐진 AI 학습의 장
‘유학과 인공지능의 만남’ 강의
60~80대 어르신들 챗GPT 교육
“옛것 배우던 곳에서 신문물 흥미”
60~80대 어르신들 챗GPT 교육
“옛것 배우던 곳에서 신문물 흥미”
![]() 지난 23일 광주 향교에서 열린 ‘유학과 인공지능의 만남’ 강의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옛 성현들의 지혜를 배우는 630여 년 전통의 유학 기관 광주 향교가 AI(인공지능) 챗봇 학교로 변신했다.
‘논어’와 ‘맹자’, ‘중용’을 읊는 유생들의 목소리가 들렸을 평소와 달리 지난 23일 광주 향교 명륜당에는 화면 속 AI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는 ‘어르신 유생’들로 가득했다.
전통 단청 장식이 새겨진 명륜당에는 돋보기 안경을 코끝에 걸친 할머니, 백발의 신사, 주부 등 6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어르신들이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집중하고 있었다.
광주 향교는 AI 활용이 필수가 된 시대 흐름에 맞춰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을 살려 옛것과 새것을 아우르는 강의를 마련했다. 지역 내 유교정신을 되살리고 전통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인의예지 유교사상과 예절교육 등 그동안의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AI 교육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이다.
‘유학과 인공지능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이 강의는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다. 강사로는 이철재 광주시민화해학교 교장이 나섰다.
이 교장은 “이번 강의는 옛 것을 배우는 공간 향교에서 AI챗봇이라는 새 것을 배운다는 점에서 온고지신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는 어르신들이 직접 AI 챗봇 ChatGPT(GPT) 애플리케이션에 질문을 입력하고, 답변을 받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편이 당뇨 환자인데 당뇨에 좋은 일주일치 아침 식단을 짜줘’, ‘냉장고에 갈치와 소고기, 사과가 있는데 오늘 저녁 무슨 요리를 하면 좋을까?’, ‘며느리가 아이 키우기도 힘들다며 시댁 오기를 싫어하는 것 같아, 며느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르신들은 GPT를 실행한 뒤 화면 가득한 질문 리스트를 보며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GPT의 구체적이고 친절한 답변을 소리 내어 읽으며 “세상 참 좋아졌네”라며 웃기도 했고 질문이 제대로 입력되지 않거나 명확하지 않은 답변을 내놓을 때는 옆자리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근로감독관을 퇴직한 뒤 유학대학을 다니고 있는 기재인(72)씨는 “향교는 인의예지와 같은 유교사상, 전통 예절 등 ‘옛 것’을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AI라는 신문물을 학습할 수 있어 새로웠다”며 “과거 성현들의 정신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대비를 모두 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30여 년간 건설업에 종사했던 유희현(62)씨는 챗봇 활용법을 익힌 뒤 “개인 교사이자 비서가 생긴 듯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유씨는 “퇴직 후 무료하게 보내는 것보다는 미뤄왔던 AI 공부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강의를 신청했다”며 “포털사이트에 단어 뜻 정도만 묻는 수준이었던 예전과 달리 챗봇에 디테일하고 일상적인 질문을 던지고, 원하는 것 이상의 답변을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이철재 교장은 오늘날 AI챗봇은 젊은층에게도 유용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필수’가 됐다고 말한다.
“GPT는 100번, 1000번을 물어봐도 친절하게 답변해주는 최고의 선생님입니다. 건강을 위한 운동법, 약 복용법, 법률 지식 등 생활 속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죠. 이제는 어르신들도 AI는 젊은이들의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배워나가야 합니다.”
AI 챗봇 강의는 매주 화요일 향교에서 진행된다. 강의를 통해 GPT 300% 활용법, 제미나이로 그림그리기, 노래와 동영상 만들기 등 다양한 활용법에 대해 교육할 계획이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논어’와 ‘맹자’, ‘중용’을 읊는 유생들의 목소리가 들렸을 평소와 달리 지난 23일 광주 향교 명륜당에는 화면 속 AI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받는 ‘어르신 유생’들로 가득했다.
광주 향교는 AI 활용이 필수가 된 시대 흐름에 맞춰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을 살려 옛것과 새것을 아우르는 강의를 마련했다. 지역 내 유교정신을 되살리고 전통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인의예지 유교사상과 예절교육 등 그동안의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AI 교육이라는 새로운 시도에 나선 것이다.
‘유학과 인공지능의 만남’을 주제로 열린 이 강의는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다. 강사로는 이철재 광주시민화해학교 교장이 나섰다.
강의는 어르신들이 직접 AI 챗봇 ChatGPT(GPT) 애플리케이션에 질문을 입력하고, 답변을 받아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남편이 당뇨 환자인데 당뇨에 좋은 일주일치 아침 식단을 짜줘’, ‘냉장고에 갈치와 소고기, 사과가 있는데 오늘 저녁 무슨 요리를 하면 좋을까?’, ‘며느리가 아이 키우기도 힘들다며 시댁 오기를 싫어하는 것 같아, 며느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어르신들은 GPT를 실행한 뒤 화면 가득한 질문 리스트를 보며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GPT의 구체적이고 친절한 답변을 소리 내어 읽으며 “세상 참 좋아졌네”라며 웃기도 했고 질문이 제대로 입력되지 않거나 명확하지 않은 답변을 내놓을 때는 옆자리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근로감독관을 퇴직한 뒤 유학대학을 다니고 있는 기재인(72)씨는 “향교는 인의예지와 같은 유교사상, 전통 예절 등 ‘옛 것’을 배우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AI라는 신문물을 학습할 수 있어 새로웠다”며 “과거 성현들의 정신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대비를 모두 할 수 있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30여 년간 건설업에 종사했던 유희현(62)씨는 챗봇 활용법을 익힌 뒤 “개인 교사이자 비서가 생긴 듯 제2의 인생을 사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유씨는 “퇴직 후 무료하게 보내는 것보다는 미뤄왔던 AI 공부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강의를 신청했다”며 “포털사이트에 단어 뜻 정도만 묻는 수준이었던 예전과 달리 챗봇에 디테일하고 일상적인 질문을 던지고, 원하는 것 이상의 답변을 빠르게 받을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했다.
이철재 교장은 오늘날 AI챗봇은 젊은층에게도 유용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필수’가 됐다고 말한다.
“GPT는 100번, 1000번을 물어봐도 친절하게 답변해주는 최고의 선생님입니다. 건강을 위한 운동법, 약 복용법, 법률 지식 등 생활 속에서 도움 받을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죠. 이제는 어르신들도 AI는 젊은이들의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배워나가야 합니다.”
AI 챗봇 강의는 매주 화요일 향교에서 진행된다. 강의를 통해 GPT 300% 활용법, 제미나이로 그림그리기, 노래와 동영상 만들기 등 다양한 활용법에 대해 교육할 계획이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