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공항, 여객수요 예측 감소…공항 건설 ‘암초’ 되나
감사원, 국토부 예측 재산정 결과
2050년 108만명 → 18만명 줄어
2025년 09월 23일(화) 20:35
흑산공항 예정부지인 흑산도 대봉산 일대.<광주일보 자료사진>
새만금 공항이 한국공항공사의 재무성 분석 결과 3500억원(2022년 기준)이 넘는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예측됐다.

감사원 감사로 공항 운영 수입만으로는 전체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한 한국공항공사의 분석 결과가 공개되면서 지역별 무분별한 공항 개발 대신, 선택과 집중 방식의 공항 활성화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법원의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에 대한 취소 판결과 맞물려 새만금 공항 건설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서남권 관문 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을 집중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공항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09년 사업 추진이 논의된 이후 16년을 끌어온 흑산공항 건설 사업도 여객 수요가 과다 예측됐고 총사업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국토부의 ‘타당성 재조사’를 받고 있어 향후 사업 추진에 암초를 만나게 됐다.

23일 감사원이 공개한 ‘지방 공항 건설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감사원이 흑산공항의 여객 수요 산정 방식의 문제점을 발견해 여객수요를 재산정한 결과, 국토부의 예측치(108만명·2050년 목표)에 견줘 8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흑산공항 여객수요를 18만 2000명으로 분석했다. 감사원은 국토부 추정 도서지역 여객수요와 해수부 추정 도서지역 여객수요 간 차이를 확인·조정하고 교통수단별 선호도, 해외 섬지역 공항 실적 자료 등을 반영해 분석했다.

흑산공항은 또 공항등급을 상향키로 결정되면서 총사업비 중 1336억원이던 공사비가 5000억원 가량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데도, 국토부와 서울항공청이 기획재정부에 타당성 재조사를 요청하지 않은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기재부가 지난 1월 국토부에 흑산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타당성 재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당성 재조사 결과 사업 타당성이 없으면 사업을 중단하고 타당성이 있으면 재조사 과정에서 조정된 총사업비 규모에 따라 기본계획이나 설계 내용을 변경해야 한다. 흑산공항 사업비가 애초 예비타당성조사(2013년) 단계보다 증가한 점, 국토부가 재추정한 여객수요도 39~53%까지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추진 과정에 대한 난항도 우려된다.

다만, 경제성 뿐 아니라 목포에서 직선거리로 92㎞ 떨어져 쾌속선으로 두 시간 넘게 걸리는 데다 걸핏하면 기상 악화로 결항되는 경우가 많았던 섬 주민들의 생활 불편과 관광 활성화 등을 통한 균형발전에 대한 정책적 고려 등을 반영해야 한다는 게 전남도 입장이다.

감사원은 또 3553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 한국공항공사의 새만금 공항에 대한 재무성 분석 결과를 들어 적자 지방공항의 재무성 확보 방안에 대한 검토가 소홀했다고 짚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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