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들, 활주로형 횡단보도·청년 이사비용 이색 제안
총회 열고 총 20억5390만원 확정
푸른길 스마트 수돗물 음수대 설치
양동시장 교통약자 보행길 등 채택
2025년 09월 23일(화) 20:25
광주시가 내년도 시민참여예산을 통해 생활밀착형 안전·공원·청년정책을 본격 가동한다.

시민이 제안한 이번 사업들은 안전한 도시환경 조성부터 청년 지원, 취약계층 배려까지 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광주시는 23일 시청 무등홀에서 시민참여예산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시민참여예산 사업 선정을 위한 총회’를 열어 예산 총 20억5390만원을 확정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 3월25일부터 4월30일까지 접수된 91건의 제안사업 중 사업부서 타당성 검토와 시민참여예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정된 21건 전체가 찬반 의결투표를 통해 최종 의결됐다.

이번 참여예산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것은 ‘청년 이사비용 지원’ 사업이다. 5억원의 예산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하고 안정적인 정주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높은 주거비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행자 안전 강화 사업도 눈길을 모았다. ‘보행자 안전을 위한 활주로형 횡단보도 설치’ 사업은 어린이 보호구역에 LED 유도 등을 설치해 야간이나 우천 시에도 안전한 횡단을 돕는다.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특히 어린이들의 통학 안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역 육거리 일대의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한 ‘칼라유도선 도색’ 사업도 채택됐다. 2000만원을 투입해 광주역 육거리에 색깔 유도선을 설치함으로써 복잡한 교차로에서 보행자와 차량의 동선을 명확히 구분하게 된다.

‘광주 양동시장 교통약자 안전 보행길’ 조성 사업은 7000만원을 들여 횡단보도 대기선 바닥에 보행신호를 점등하는 시설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시각장애인과 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울퉁불퉁 NO! 안전한 통학로 YES!’ 사업은 5000만원을 투입해 파손되고 노후된 보행자도로를 정비한다.

자연친화적 여가공간 편의시설도 확대된다. ‘푸른길 스마트 수돗물 음수대 설치’ 사업은 2억3900만원을 투입해 전략적 거점 공간에 스마트 음수대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도 세심하게 반영됐다. ‘지체장애인 통증개선 치료기 구입비 지원’ 사업에는 8100만원이 투입되며, ‘학교 밖 청소년 검정고시 교재 지원’ 사업에는 1500만원이 배정됐다.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교재비를 지원함으로써 배움의 기회를 넓혀주겠다는 취지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적 접근도 돋보인다. ‘현장수리 기능인 플랫폼 구축’ 사업은 6800만원을 투입해 인테리어업체, 직업소개소 등과 협약을 맺고 취업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숙련된 기능인과 일자리를 찾는 시민을 직접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 고용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번에 선정된 21건의 사업은 광주시 재정 상황과 시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예산 반영 검토를 거쳐 광주시의회 심의를 통해 12월 최종 확정된다.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해 완료된 우수사업 3건도 발표됐다.

지난 일부터 11일까지 광주시 온라인 시민소통 플랫폼 ‘광주ON’에서 진행된 투표에서 시민 5248명이 참여해 ‘보행자 안전을 위한 인도 설치’가 34.6%로 최다 득표했다. 이어 ‘학원밀집지역 어린이 보호가드레일 설치’(25.3%), ‘가로수 열매 처리’(24.3%) 순으로 우수사업에 선정됐다.

고광완 행정부시장은 “시민 제안이 행정으로 실현된 만큼 사업 집행도 꼼꼼히 챙기겠다”며 “편성뿐 아니라 집행과 추진 상황 모니터링에도 시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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