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철도 SOC, 주민 요구 ‘급행’· 사업 진행 ‘완행’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 2019년 예타 통과했는데 첫 삽도 못 떠
광주~나주 광역철도 난항·무안국제공항 연결 KTX 개통 2년 늦춰져
2025년 09월 21일(일) 20:05
전남도내 주요 철도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지자체 간 이견, 문화재 발굴 등 갖은 이유로 늦춰지고 있다. 무안국제공항 활성화의 한 축으로 꼽히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송정~나주~무안국제공항~목포) 사업 건설 현장.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전남 서부권과 중부권을 가로지르는 목포~신보성 철도가 착공 23년 만에 개통하는 것을 계기로 수년 동안 차질과 지연을 거듭하는 지역 주요 철도사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철도 노선 설계 과정에서 불거진 지자체 간 이견 등의 이유로 사업이 줄줄이 지연, 정체되고 있어서다.

21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오는 27일 남해선 중 유일한 미개통 구간이었던 목포~보성(임성역~신보성역) 철도사업이 완결된다.

이 구간은 2000년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2003년 착공에 들어갔지만,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중단되거나 감사원이 재검토를 주문하면서 착공 23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하지만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 ‘광주~나주 광역철도’, ‘호남고속철도 2단계’ 등은 난제로 남아 있다.

◇순천시 반대에 제동걸린 경전선 전철화=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은 총 길이 121.5㎞ 단선구간으로 국비 2조 152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광주송정과 나주(혁신도시), 보성, 순천을 관통하는 구간으로 현재 평균 시속 100㎞에 불과한 느림보 열차를 최대 시속 250㎞까지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2019년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도 아직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다. 노선 통과 지역인 순천시가 최초 설계된 순천 도심 구간을 관통하는 5㎞짜리 노선의 활용 계획을 반대하고 나섰다. 순천시는 도심 관통으로 인한 사고 위험 증가, 소음발생 등을 이유로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결국 노선 재설계에 들어갔지만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다. 특히 순천시는 도심 관통 구간 대신 순천도심을 우회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해당 안은 람사르습지 인근을 지나야하는 탓에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철도 개설은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또다시 설계용역에 들어간 국토부는 순천시가 문제 삼았던 도심 구간을 지하화 하기로 최종 결론냈다.

그러나 철로 지하화로 사업비가 4700억원 가량 증액되면서 예타 조사를 다시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농후해 사업은 또다시 지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관련법에는 1000억원 이상의 국비 사업 중 사업비가 15% 이상 증액될 경우 예타 재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사실상 예타 재조사를 받아야 할 것으로 관측돼 당초 2028년이었던 개통시기가 2030년으로 밀린데 이어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자치단체 이견에 광주~나주 광역철도 원점=빛가람혁신도시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광주~나주 광역철도’ 건설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나주역과 빛가람혁신도시, 남평, 광주상무역을 잇는 광주~나주 광역철도는 총 길이 26.46㎞(광주 12㎞·전남 14.46㎞), 사업비 1조 5192억원(국비 1조 634억)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올해 7월 열린 기획재정부 ‘2025년 제7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 심의 결과, 예타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효천역 경유 노선(안)을 줄곧 주장하던 광주시가 결국 예타 심의 과정에서 노선에 대한 합의가 안됐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효천역을 경유하지 않으면 적자가 커진다며 전남도, 나주시와 수년에 걸쳐 합의했던 내용을 뒤집었다.

통상 예타를 다시 밟으려면 10년 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주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광주시와 전남도는 특별광역연합을 추진하면서 1호 공동사무로 광주~나주 광역철도를 재추진하기로 했지만, 광주시가 효천역 경유 뿐만 아니라 이번엔 기점 변경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주춤=무안국제공항의 서남권 관문화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도 개통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2년 가량 늦춰졌다. 공사 과정에서 유적이 발견되면서다. 광주송정~나주~무안국제공항~목포를 잇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총 길이 78.3㎞, 사업비 3조 274억이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전남도의 역점 SOC 사업 중 하나다.

특히 무안국제공항의 이용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업으로 서남해안 관광벨트 활성화의 한 축으로 꼽힌다. 지난 2021년 4개 공구가 착공했지만, 1공구인 목포(고막원) 부근에서 삼국시대 군집 토광묘와 가마 유적 등이 발굴돼 공사가 멈춰섰다. 특히 철도 공사는 1공구 공정률이 전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 이 구간 공사 중단에 따라 전체 공기가 도미노 연기되는 결과가 발생했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당초 목표보다 2년 늦은 2027년 개통이 예상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이 여객기 참사 이후 운영이 중단됐지만, 이 구간이 당초 계획대로 개통됐더라면 무안공항 활성화는 물론, 내년도 전남에서 열리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등 글로벌 이벤트와의 연계도 가능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나온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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