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열악한 직업계고 교육 장비·강사 비용 지원 절실”
기능영재들의 땀방울 결실 맺으려면 <상> 직업계고에 필요한 것들
20~26일 광주 전국기능경기대회
광주 105명·전남 100명 학생 출전
강사 섭외 못해 선배 노하우에 의존
기능올림픽 태극마크 위해 최선
20~26일 광주 전국기능경기대회
광주 105명·전남 100명 학생 출전
강사 섭외 못해 선배 노하우에 의존
기능올림픽 태극마크 위해 최선
![]() 모바일로보틱스 종목에 출전하는 여수공고 3학년 김유찬 군이 로봇을 정비하고 있다. |
여수공고 기능영재반 김의현(18·산업설비과 2년)군은 매일 오후 5시께 수업이 끝나면 어김없이 실습장으로 발길을 돌린다. 실습장 사방엔 불꽃(아크)이 튀고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지만 용접봉을 잡은 그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 실습장의 시계가 밤 10시를 가리키고서야 그의 긴 하루가 마무리 됐다.
직업계고 기능영재반(전공심화동아리) 학생들은 인문계 또래와는 다른 일상을 보낸다. 전국대회 30일 전부터는 주말까지 반납하고 훈련에 매달린다. 방학에도 학교에서 하루종일 기술을 연마한다.
김군은 “최소 5~10시간을 훈련하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건 당연하고 결과물이 안나오면 정신적으로도 힘들다”고 했다. 김군과 함께 출전하는 박정현(17·산업설비과 2년)군은 “용접이라는 종목 특성상 쇳물을 몇 시간씩 집중해서 쳐다봐야 하기에 눈도 아프고 날씨가 더워서 힘들다”고 말했다.
전기제어 종목에 출전하는 박용준(18·숭의과학기술고 전기과 2년)군은 “훈련이 너무 힘들다. 친구들과 놀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이들이 성인도 버거워할 훈련을 견디는 이유는 광주에서 20일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제60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지역 대표로 출전하는 학생들은 광주·전남 지역의 실업계고 ‘기능영재반’ 학생들이다.
매년 초가을에 열리는 전국대회는 50여개의 직종에서 기술인들이 각축하는 대회로 기능인의 등용문으로도 불린다. 광주에서는 37개 직종에 105명, 전남에서는 100명의 학생선수가 출전한다.
전국대회는 기능영재반 학생들에게 대회 이상 의미를 지닌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은 상금과 함께 2년간 국가기술자격시험이 면제되고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
직종별 1·2위 성적을 거둔 선수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영광이 주어진다.
18일 광주시,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직업계고는 마이스터고 2곳, 특성화고 11개 등이 있으며, 전체 13개 학교에 2300여명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전남에는 마이스터고 4곳, 특성화고는 39개에 달한다.
이들 직업계고 학생들은 전국 기능대회 등을 통해 꿈을 펼쳐치기 위해 땀을 흘리지만 교육여건은 여전히 열악하다. 직업인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도 같은 처지다.
제조·기계 기반 종목에 출전하는 광주·전남 학생과 지도교사는 “공구는 결국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품이다 보니 연습을 할 때마다 소모품 값이 지속적으로 나간다”면서 “학교 자체 예산으로는 소모품 비용을 충당하기 힘들고 매년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예산이 내려오지만 그래도 부족해 연습에 차질이 생길 때 가 많다”고 토로했다.
첨단 분야인 로봇과 드론 관련 직종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육성을 내세우지만 교육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학생들은 “로봇이나 드론 가격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나가다 보니 훈련 장비를 충분히 갖추기가 쉽지 않다”하며 “부족한 장비 탓에 학생들은 틈날 때마다 장비를 번갈아 사용한다”고 말했다.
‘모바일로보틱스’ 종목에 출전하는 김유찬(19·여수공고 3년)군도 “로봇이나 로봇 프레임을 조립할 때 사용되는 부품은 대부분 해외제품이다. 이런 특성상 부품 값이 무척 비싸다”며 “소모품을 충당하기 힘들기에 훈련에 차질이 생길 때가 많다”고 전했다.
심지어 학교에서 심화과정을 소화할 수 없어 외부 교육기관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메카트로닉스’ 종목에 출전하는 김무영(19·광주전자공고 3년)은 “심화 기술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선 외부강사를 섭외해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선생님을 학교에 모시는 예산이 충분치 않아 선배들의 노하우에만 의존해야 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광주전자공고 김갑천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열심히 안한다면 장비나 공구가 남아돌겠지만 열심히 하기에 항상 부족하다. 제자들에게 지원을 넉넉하게 해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될 때마다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하성민 인턴기자 hasungmin14@naver.com
직업계고 기능영재반(전공심화동아리) 학생들은 인문계 또래와는 다른 일상을 보낸다. 전국대회 30일 전부터는 주말까지 반납하고 훈련에 매달린다. 방학에도 학교에서 하루종일 기술을 연마한다.
![]() 전기제어 종목에 출전하는 숭의과학기술고 2학년 박용준 군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
매년 초가을에 열리는 전국대회는 50여개의 직종에서 기술인들이 각축하는 대회로 기능인의 등용문으로도 불린다. 광주에서는 37개 직종에 105명, 전남에서는 100명의 학생선수가 출전한다.
전국대회는 기능영재반 학생들에게 대회 이상 의미를 지닌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은 상금과 함께 2년간 국가기술자격시험이 면제되고 대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
직종별 1·2위 성적을 거둔 선수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기능올림픽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영광이 주어진다.
18일 광주시,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직업계고는 마이스터고 2곳, 특성화고 11개 등이 있으며, 전체 13개 학교에 2300여명 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전남에는 마이스터고 4곳, 특성화고는 39개에 달한다.
이들 직업계고 학생들은 전국 기능대회 등을 통해 꿈을 펼쳐치기 위해 땀을 흘리지만 교육여건은 여전히 열악하다. 직업인으로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도 같은 처지다.
제조·기계 기반 종목에 출전하는 광주·전남 학생과 지도교사는 “공구는 결국 쓰면 쓸수록 닳는 소모품이다 보니 연습을 할 때마다 소모품 값이 지속적으로 나간다”면서 “학교 자체 예산으로는 소모품 비용을 충당하기 힘들고 매년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예산이 내려오지만 그래도 부족해 연습에 차질이 생길 때 가 많다”고 토로했다.
첨단 분야인 로봇과 드론 관련 직종을 공부하는 학생들도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에서 AI(인공지능) 등 첨단산업 육성을 내세우지만 교육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학생들은 “로봇이나 드론 가격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나가다 보니 훈련 장비를 충분히 갖추기가 쉽지 않다”하며 “부족한 장비 탓에 학생들은 틈날 때마다 장비를 번갈아 사용한다”고 말했다.
‘모바일로보틱스’ 종목에 출전하는 김유찬(19·여수공고 3년)군도 “로봇이나 로봇 프레임을 조립할 때 사용되는 부품은 대부분 해외제품이다. 이런 특성상 부품 값이 무척 비싸다”며 “소모품을 충당하기 힘들기에 훈련에 차질이 생길 때가 많다”고 전했다.
심지어 학교에서 심화과정을 소화할 수 없어 외부 교육기관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메카트로닉스’ 종목에 출전하는 김무영(19·광주전자공고 3년)은 “심화 기술을 보다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선 외부강사를 섭외해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선생님을 학교에 모시는 예산이 충분치 않아 선배들의 노하우에만 의존해야 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광주전자공고 김갑천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열심히 안한다면 장비나 공구가 남아돌겠지만 열심히 하기에 항상 부족하다. 제자들에게 지원을 넉넉하게 해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될 때마다 아쉽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윤영기 기자 penfoot@kwangju.co.kr
/하성민 인턴기자 hasungmin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