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추억의 보물찾기’
나주 출신 천영희 시인 네번째 시집 ‘마음을 빗질하다’ 펴내
2025년 09월 07일(일) 19:21
‘아름다운 추억의 보물찾기’.

나주 출신 천영희 시인의 네 번째 시집 ‘마음을 빗질하다’(인문학)는 지나온 시절의 추억을 갈무리한 작품집이다.

민윤기 시인(문화비평가)의 평대로 “자신의 생에서 찾아낸 여러 가지 소재를 통해 아름다운 추억을 ‘보물찾기’하듯 시화(詩化)하고” 있다고 평한다,

장년, 노년에 이를수록 유년시절의 추억과 풍경은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아 있기 마련이다. 천 시인의 내면에는 여전히 유년의 자아가 웅크리고 있다.

천 시인이“내 시의 중심은 어릴 적 사고에 머물러 있다”고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 작품집은 “자연을 벗 삼아 지냈던 추억들이 켜켜이 잠긴 깊은 우물 속에서 달빛으로 길어 올린 시어들”의 집합이라 할 수 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옛 고향의 정서를 품에 안고 이를 시적 발화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시에 대한 열망이 강할 뿐 아니라 작품 속의 화자가 젊고 유연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겨울 찬바람에 오돌거리며/ 가로수 가지에 웅크린/ 메말라가는 잎사귀의 바튼 기침 소리// 삶의 행복했던 순간들은/ 망각이란 돛단배에 실어 강물에 띄워 보내고/ 시련의 순간들은 새김질로 가두며/ 붉은 심장을 새까맣게 들볶는 하루하루…”

표제시 ‘마음을 빗질하다’는 지나온 시간에 대한 성찰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사유라기보다 안타까운 순간들,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혹여나 이런저런 현실에 얽매여 아름다운 추억이 헝클어지는 것을 다잡기 위한 다짐으로 다가온다.

민윤기 시인은 “시의 내용이 어떨지는 각 챕터의 제목만 읽어봐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며 “자신의 삶을 대하는 생각이 때론 정감 있고 때론 잔잔한 슬픔으로 시에 스며 있다”고 평한다.

한편 천 시인은 ‘포스모던’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내 시는 연둣빛’, ‘가을을 낚다’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이 기사는 광주일보 홈페이지(www.kwangju.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wangju.co.kr/article.php?aid=1757240477789086007
프린트 시간 : 2025년 09월 09일 06:5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