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 캐스퍼 누적 생산 20만대 눈앞…노사관계 회복 시급
5년 만에 ‘노사상생발전협정서’ 목표치 35만대 절반 이상 생산
목표 달성시 협정 만료…노사 갈등 해결돼야 광주형 일자리 지속
2025년 08월 28일(목) 19:20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캐스퍼 누적 생산 20만대를 앞두고 노사 관계 회복으로 성공적인 ‘광주형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GGM 공장 내 캐스퍼 생산 현장.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캐스퍼 누적 생산 20만대를 앞두고 노사 관계 회복이라는 시험대에 올랐다.

노사상생발전협정서(협정서)에 따른 ‘35만대 생산’에서 절반 이상의 생산을 달성한 GGM이 노사 갈등을 넘어 광주의 산업 미래를 좌우할 진정한 상생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28일 GGM에 따르면 오는 9월 6일 캐스퍼 생산 5년 만에 누적 생산 20만대를 달성할 예정이다.

2021년 1만 2353대, 2022년 5만대, 2023년 4만 5000대, 2024년 5만 3029대, 이날 기준 3만 8250대로 19만 8632대의 누적 생산량을 기록했다. GGM은 다음달 ‘20만대’의 벽을 넘게 된다.

현대자동차로부터 위탁받아 소형 SUV ‘캐스퍼’와 ‘캐스퍼 일렉트릭’을 생산하고 있는 GGM은 2019년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첫 결실로 출범했다.

당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마련된 협정서는 무노조·무파업, 임금 인상률 제한 등 노사 간 특수한 합의를 담고 있다. 협정서에 따르면 노사는 누적 생산 35만대 달성까지 매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범위 내에서 임금을 조정하고, 근로 조건과 작업 환경은 상생협의회에서 협의하도록 했다.

35만대라는 생산 목표는 단순 수치가 아닌 노사 관계와 광주형 일자리의 지속성을 가늠하는 사회적 약속이자 지표인 셈이다.

하지만 GGM 노조가 출범하고 몇 노조 간부들이 부분 파업을 하는 등 무노조·무파업 원칙은 사실상 깨졌다. 지난해 말에는 임금 협상을 둘러싸고 첫 파업이 발생했고, 이후 노사 갈등이 이어지면서 ‘상생 협약’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는 “협약서의 불합리한 조항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 측은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한 기업 운영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21년 생산 이후 20만대를 생산한 만큼 오는 2년 반 동안 15만대를 추가 생산하면 누적 35만대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문제는 협약서상 35만대가 생산되는 순간 상생 협약의 효력은 사실상 종료된다는 점이다. 노조와 회사 모두 협정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협상 국면을 맞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도 캐스퍼는 순항 중이다. 캐스퍼는 출시 직후부터 국내 경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췄으며, 최근에는 전기차 모델까지 추가되면서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출고 대기 기간만 최소 1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경제계에서는 지속되는 노사 충돌과 캐스퍼의 탄탄대로 인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GGM의 성과는 광주형 일자리의 상징적 의미이자 광주의 미래 제조업과 맞닿아있다. 이어지는 파업과 갈등은 공장 가동 차질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곧 고객사인 현대차의 신뢰를 잃거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계는 GGM의 향후 과제로 생산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협정 만료 이후를 대비한 새로운 노사 관계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노사 간 신뢰 회복과 협력 없이는 캐스퍼의 인기가 있더라도 광주형 일자리는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20만대 생산으로 ‘협정서 만료’가 다가오는 가운데 노사가 단기 이익이 아닌 장기적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GGM은 단순한 자동차 생산 공장이 아닌 노·사·민·정이 합의한 새로운 상생 모델”이라며 “노사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기업의 신뢰도뿐 아니라 광주 전체 산업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GGM 설립 근간이자 사회적 협약인 노사상생발전협정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GGM의 지속 가능성은 보장할 수 없다”며 “협정서의 약속을 지키고 35만대 이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미래 지향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있어야만 광주형 일자리 시즌2 또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시는 GGM 캐스퍼 누적 20만대 양산을 기념해 대한민국 1호 상생형일자리 기업인 GGM 공장 건설부터 20만대 누적 생산까지 기여한 4명에게 표창할 예정이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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