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치 낚시 - 김지을 사회부장
2025년 08월 26일(화) 00:00
여름철 해수욕장으로 물놀이를 갈 때면 우리 바닷가에는 상어가 출몰하지 않는다는 말을 어른한테 확답받아야 안심하곤 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영화 ‘죠스’가 남긴 잔상은 그렇게 강했다. 외국 휴양지 바닷가에 상어가 출몰해 사람들을 습격하는 이야기를 짜릿하게 그렸는데, 상어 시각으로 바닷속 수영하는 사람들을 훑으며 쫓아가는 장면과 ‘빠밤, 빠밤’ 으로 시작하는 존 윌리엄스의 음악은 다시 봐도 긴장감을 준다.

영화 속 그 상어가 백상아리다. ‘바다의 포식자’로 불리는 상어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는 상어다. 백상아리가 물이 차가운 우리나라 해안에는 오지 않는다고 하니 그 때는 얼마나 다행스럽게 생각했을까.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가 1975년에 나왔으니 올해로 50년이 됐다. 50주년을 맞아 최근 재개봉한 영화의 인기는 여전했지만 우리나라 해안은 상어가 살 수 없는 ‘청정 지역’이라는 당시 어른들 말은 거짓이 됐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건에 불과했던 동해에서의 상어 혼획(다른 어종과 함께 잡힘) 건수가 2023년 15건, 지난해 44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7월 말까지 22건이나 됐다. 수온이 올라가 난류성 어종이 늘어나면서 먹이를 쫓아 동해안으로 올라오는 백상아리 등 아열대 상어들이 많아졌다는 게 해양수산업계 분석이다. 최근 57년간 우리나라 해역의 표층 온도는 1.58℃ 올랐다. 이제 여름철 해수욕장에 갈 때 걱정해야할 위험거리가 하나 더 보태진 셈이다.

수온 상승으로 목포에서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평화광장 갈치낚시 행사’는 오히려 인기다. 한반도 주변 수온이 오르면서 난대성 어종인 갈치 입질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해가 진 뒤부터 낚싯대를 내렸는데 새벽까지 혼자 100마리를 넘게 잡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낚시꾼들 발길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수온이 오를수록 동해안 상어는 더 늘어난다고 하고 목포 등 서해안에서는 갈치낚시꾼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모두가 괜찮을 수 없지만 기후 변화에도 모두가 괜찮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김지을 사회부장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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