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고민 들어주며 공감…서로 위로 받아요”
광주청소년상담복지센터 ‘또래상담사업’ 눈길
상담 동아리 학생들, 자치구 연합회원으로 활동
또래 상담사 양성 교육·학폭 예방 캠페인 등 참여
2025년 08월 11일(월) 20:15
남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직원들과 또래상담사 학생들이 월산초 앞에서 등굣길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남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제공>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을 때가 있다. 전문 상담사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지만 나이와 환경이 비슷한 ‘또래’와의 대화는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준다.

광주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광주시교육청과 협력해 5개 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함께 ‘또래상담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 학교의 상담 동아리 학생들이 각 구 센터의 또래 상담 연합회원으로 활동하며 또래 상담사 양성 교육과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상담 관련 행사 등에 참여한다.

대광여고 2학년 서지민(18) 양은 2년 전부터 학교 상담 동아리원이자 남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 소속 또래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 평소 사람의 심리에 관심이 많아 상담심리학 분야 진학을 꿈꾸고 있는 서 양은 교내에서 상담을 신청한 학생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해결 방안을 찾는 역할을 한다.

상담을 원하는 학생은 전문 상담사와 또래 상담사 중 선택할 수 있다. 상담 주제는 주로 진로와 성적 문제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한 학생은 “가고 싶은 학과가 있지만 성적이 낮아 걱정”이라고 토로했고 또 다른 학생은 “주변 친구들은 모두 꿈을 찾아가는데 나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없어 불안하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전문가 상담이 아닌 또래 상담을 신청하는 친구들은 고민 해결보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는 경우가 많아요. 성적 고민을 이야기하는 친구에게는 ‘나도 성적이 떨어져 힘들었던 적이 있다’고 말하며 공감하고, 진로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에게는 조용히 들어주며 마음을 나눕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기도 하고 오히려 위로를 얻기도 한다.

서 양은 또래 상담의 장점에 대해 “선생님이나 전문 상담사에게는 쉽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비슷한 경험을 한 또래 상담사에게는 편하게 털어놓는다”며 “공감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벽을 낮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양이 소속된 남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는 17명의 또래 상담사가 있다. 활동비 등 별도의 보상은 없지만 자발적으로 모여 매월 상담 사례 회의를 통해 상담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 효과적인 경청 방법, 후속 조치 등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

또 센터는 등굣길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기본·심화·특성화 등 단계별 상담 역량 강화 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남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관계자는 “또래 상담자들은 단순 상담자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교 등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있는지 살피고 변화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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