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광주 예술은 - 장현우 문화기획자
2025년 08월 05일(화) 00:00
우리는 지금 내리막길의 자전거 위에 있다. 점차 빨라지는 속도에 맞추어 페달을 느끼며 안정을 유지해야 하지만 급브레이크를 밟게 되면 앞으로 고꾸라지게 된다.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모든 산업과 일상에 깊숙이 스며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러한 급변하는 환경은 예술 분야에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특히 ‘AI 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예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 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광주 예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광주는 예로부터 ‘예향(藝鄕)’으로 불리며 풍부한 예술적 유산과 뛰어난 예술가들을 배출해왔다. 이는 특정 장르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장인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다양한 영역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Hybrid)’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예술가들이 전통적인 작업 방식만을 고수하며 새로운 기술이나 다른 장르와의 협업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예술은 시대의 거울이자 선도자로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가치는 ‘연결’과 ‘융합’이다. 기술의 발전은 예술가들에게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표현의 도구와 매체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은 예술 창작의 보조 도구로 활용되거나 데이터 시각화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아트를 탄생시킬 수 있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관객에게 몰입감 있는 예술 경험을 제공하며 블록체인 기술은 예술 작품의 유통 및 소유권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

융복합적 시도는 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고 새로운 관객층을 유입하며 예술 시장의 활성화와 산업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기술과의 융합은 예술가들에게 기존의 한계를 넘어선 무한한 창작의 자유를 선사하며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크리에이터’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은 단순히 새로운 장르의 탄생을 넘어 예술이 문명에서 산업화와 연계된 시너지로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예술이 기술과 만나면 더욱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회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대중과의 소통 방식도 혁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광주가 지향하는 ‘예술과 첨단기술이 융합된 도시’의 청사진과도 일맥상통하다.

광주 예술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욱 번성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첫째, 예술가들의 열린 사고와 도전 정신이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과 장르에 대한 적극적인 학습과 실험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지평을 넓혀야 한다. 기존의 틀을 깨고 과감하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둘째, 융복합 교육 프로그램의 강화다. 예술 대학 및 관련 기관에서는 예술과 기술을 접목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실제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가들이 실질적인 융복합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미래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기반이 될 것이다.

셋째,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구축이다. 광주시는 융복합 예술 창작을 위한 공간, 장비, 그리고 전문가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 예술가들이 기술 전문가들과 자유롭게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문화예술산업 진흥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할 것이다.

넷째, 다양한 분야와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하다. 예술가들은 기술 기업, 연구소, 시민사회 단체 등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확장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예술가들에게 단순히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 기술을 통해 예술의 본질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 예술가들이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자신의 재능과 창의력을 더욱 폭넓게 펼치고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는 열린 자세를 갖춘다면 광주는 명실상부한 ‘예술과 첨단기술이 공존하는 도시’로서 전 세계에 그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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