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바다, 깨어난 숨’
주안미술관 오는 9월 12일까지 기획전
문승환, 오혜성, 최이안, 한예원 작가
2025년 08월 03일(일) 18:10
문승환 작 ‘파도’
오혜성 작 ‘B-250125(Orbit)’
최이안 작 ‘되감겨온 밤’
한예원 작 ‘등불’
‘별의 바다, 깨어난 숨’.

우리 사는 세상은 아니 그 너머의 우주는 광활하다. 넓고 넓은 세상에서 인간은 하나의 점으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작은 존재다. 그러나 저마다 인간은 각기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존재다.

주안미술관에서 지난 1일 개막해 오는 9월 12일까지 열리는 기획전은 인간과 우주, 삶의 무늬와 감성을 느끼게 한다. 문승환, 오혜성, 최이안, 한예원 작가가 참여했으며 각기 키워드는 ‘우주’, ‘바다’, ‘빛’, ‘생명’으로 집약된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창작 현장을 전시장으로 확장한 ‘작업라운지’ 시리즈 5회 차로 진행된다.

송진주 학예사는 “이번 4인 작가 전시는 저마다 작가들이 같은 주제를 자신만의 시각과 감성으로 구현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관람객들이 드넓은 우주 속의 인간의 존재를 탐색하고 정체성을 사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승환의 ‘파도’는 두터운 실타래를 헝클어놓은 듯한 바다를 형상화했다. 눈에 보이는 피사체로서의 파도라기보다 작가 내면에 드리워진 감정의 실체, 어떤 응축된 에너지의 힘이 느껴진다. 화폭의 강렬함은 관객의 시선으로 전이되고, 또 다른 감성의 결을 낳는다.

오혜성 작가는 ‘혜성’이라는 이름처럼 별과 은하를 모티브로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작품을 구현했다. 밤하늘 망망한 우주의 모습 이면에 드리워진 은하의 신비로움과 그 속에 깃든 어떤 알 수 없는 두려움을 초점화했다. ‘B-250125’은 작가의 심미안으로 구현한 우주의 특정한 공간을 기호화한 듯하다. ‘혜성’이라는 이름이 또 어떤 ‘혜성 같은’ 작품을 창출할지 기대를 갖게 한다.

기억의 경계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를 표현한 최이안 작가는 자전적 세계를 모티브로 한다. 작가의 심연에 드리워진 기억의 실체, 지나온 순간의 특정한 시간, 말로 표현되지 못했던 언어들이 작품에 뭉퉁그려져 있다. ‘되감겨온 밤’에 펼쳐진 안개와 같은 흐릿한 풍경은 작가가 추구하는 어떤 예술세계의 한 단면으로 다가온다.

한예원 작가의 작품은 동화적이면서도 판타지적인 세계를 상정한다. 어둠 속에서도 빛을 향하는 모습은 하늘을 향해 시선을 둘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로 다가온다. 별을 향해 손짓하는 소년의 모습을 이미지화한 ‘등불’은 도전과 미래, 교감의 가능성 등을 타진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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