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 안도현 지음
2025년 07월 25일(금) 00:00
‘연탄재’ 시인으로 알려진 안도현 작가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롭고 특별한 책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시가 아닌 이야기로 존재의 자유와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최근 출간된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는 자기 앞에 놓인 벽을 끊임없이 돌파하면서 자유를 향해 나아갔던 한 여성 패션디자이너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한 이야기다. 헌법학자 안경환 선생의 모친인 조경희 패션디자이너의 먹먹했던 삶의 궤적을 담았다. 실제 있었던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허구와 상상을 대폭 섞어 구성했다.

한데 장르를 구분짓기가 모호하다. 시인가 싶다가도 에세이 같고 어느 글에서는 소설 같기도, 때론 동화같기도 하다.

특정한 장르에 갇히는 걸 거부하는 저자는 기존의 예술 장르를 구분하는 원칙에서 벗어나 새롭고 자유로운 글쓰기 방식을 시도했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연어’가 어른을 위한 동화로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판탈롱 나팔바지 이야기’는 국내에서 150만 부가 팔리고 전 세계 15개국 언어로 번역된 ‘연어’ 이후 가장 공들여 쓴 작품이다. 저자는 “곁에 없는 자유를 찾던 사람들과 지금의 불확실한 미래의 주인이 되고 싶어 애쓰는 청춘들을 위해” 책을 펴냈다고 이야기한다.

책은 여든여섯 개의 챕터에 인간의 몸과 옷에 대한 철학적 서사를 서정적 문장으로 그려냈다. 여든여섯 가지의 서로 다른 매혹적인 이미지와 시적 사유를 담고 있기 때문에 천천히, 그리고 게으르게 페이지를 넘길 것을 추천한다. <몰개·1만4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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