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5대5’ vs 자치구 ‘8대2’ 소비쿠폰 분담금 갈등 조짐
재정운용 힘든 市, 분담금 406억원 중 203억원 자치구에 요청
자치구, 재정력 이유로 거부…향후 분담 비율 재논의키로
2025년 07월 09일(수) 19:00
정부가 지급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지방비 분담비율을 둘러싸고 광주시와 자치구 간 갈등이 촉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광주시의 분담분을 추산해 406억원 중 절반인 203억원을 광주 5개 자치구에 부담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5개 지자체는 거부했다.

406억원은 정부가 정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행예산의 10%에 해당한다.

광주시는 자치구와 분담 비율을 재논의하기로 했지만, 입장차가 뚜렷해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개 자치구도 광주시와 같이 재정이 빠듯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시는 22개 시·군과 5대5 비율로 조정하고 있는 전남도 사례를 감안해 자치구에 5대5분담 조건을 제시했다.

현재 광주시 재정 운용에는 경보등이 켜진 상황이다.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의 장기화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에 대한 매입 등으로 지방채를 발행해 2조가 넘는 부채를 안고 있다.

추가로 호남고속도로 확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해 지방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광주시는 5개구에 50%를 부담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자치구 재원조정 교부금 동결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재원조정 교부금은 광역지자체와 기초 지자체의 상호간 합리적인 재원 조정과 균형 발전을 위해 정부 교부금을 광역지자체에서 기초 지자체로 내려 주는 것이다.

광주시의 재원 조정교부금(당해연도 보통세 목표액 + 전전년도 보통세 정산 차액)의 비율은 23.9%로 부산(23%), 대구(22.29%), 인천(20%), 대전(23%), 울산(20%)보다 높다.

하지만 5개구는 5대5 요청을 거부하고 8대2 비율을 역 제안했다.

5대5로 분담하는 경우 동구 16억, 서구 40억, 남구 31억, 북구 60억, 광산구 60억으로 추산된다.

5개구는 재정력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광역 지자체나 기초 지자체 모두 재정적으로 어렵지만, 재정력의 차이로 기초지자체가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광주의 5개 지자체는 전남의 22개 시·도와 달리 보통교부세를 정부로부터 교부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남지역과의 상황도 다르다는 것이 5개 지자체의 설명이다.

화순군이 받는 보통 교부세가 연간 2900억원인데 반해 북구를 제외한 나머지 광주 지역 4개 지자체가 시로부터 받는 재원 조정금이 3100억여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행 지방교부세법상 광역지자체 산하의 시·군은 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직접 지원받지만, 자치구는 특·광역시에 합산돼 교부된다.

결국 광주 5개 지자체 필수 예산인 재원 조정교부금 동결을 이유로 부담을 안겨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광주시 지역화폐가 있음에도 북구와 광산구 등 일부 지자체사 자체 지역화폐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초지자체의 재정의 여유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개구는 이에 대해 정치적인 논리라면서 선을 그었다.

재정적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주민들의 민생과 가장 밀접해 있는 기초 지자체에서도 어려움은 있지만 지역화폐를 통해서 각 지역의 민생 경제를 회복시키겠다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또 5개 지자체 중 일부 기초지자체가 지역 화폐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은 있지 현재는 운영중인 곳은 없는 상태인며 지역화폐의 정부지원은 광역지자체만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광주시 재정이 어려운 상태라는 점에서 기초자자체에 50%를 분담을 요구했다”면서 “기초 지자체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현실적인 수준의 비율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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