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반인 일자리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술혁신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노동력 기반의 제조업과 서비스업 관련 일자리는 감소하고 인공지능·IT·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산업구조 재편으로 취업 취약계층인 장애인의 일자리는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참여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수한 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23년 3월 프랑스 메스에서 4년마다 개최되는 제10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대회 7연패(통상 8번째 우승)의 위엄을 달성했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단은 금메달 1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프랑스(금 10개, 은 11개, 동 8개)와 대만(금 8개, 은 9개, 동 3개)을 큰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은 장애인 기능수준 향상 및 기능개발 촉진을 위한 대회로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장애인의 해’인 1981년에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1981년 제1회 일본 도쿄 대회 이후 재작년 프랑스 대회까지 10차례 모두 참가해 기술 강국의 위상을 세계에 드높였다.

삼성그룹 이재용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기술만이 살길이며 기술은 인재가 만든다’는 경영철학을 밝힌바 있다. 이처럼 현대사회에서 기업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적자원 확보에 달려있다. 우수한 장애인 기능인력 채용은 고용의무를 넘어 기업 내부의 다양성을 높여 기업 경쟁력을 제고 할 수 있는 확실한 지름길이다.

6월 25일부터 6월 27일까지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를 비롯한 8개 경기장에서 개최된 2025 광주광역시 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막을 내렸다. 이 대회에는 23개 직종에 156명의 선수가 참여해 자신들의 능력을 선보이며 아름다운 도전을 펼쳤다. 같은 날 전국적으로 17개 시·도에서 26개 직종에 2831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지방장애인기능경기대회가 개최됐다.

광주시에서는 제10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 양장부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올해는 광주광역시 장애인기능경기대회 화훼장식 직종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서 화제다. 그녀는 자영업을 하던 중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찾아와 이로 인한 충격과 스트레스로 청신경이 손실되어 청각장애를 갖게 됐다. 그녀는 양복, 양장, 한복 등 여러 종목에 출전하여 지방대회를 거쳐 전국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수상했고 국제대회에서 은메달 입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환갑이 훌쩍 지난 나이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올해는 지방대회 화훼장식 직종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딴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현재 그녀가 지도했던 제자들이 전국대회에 나가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터뷰에서 그녀는 “누군가에게 희망의 씨앗 한 톨을 심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이 대회는 장애인 근로자들이 땀과 열정으로 갈고닦은 기능을 선보이는 장이다. 이들이 보여주는 실력은 그 누구보다도 빛나고 그 열정은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준다.

또한 장애인기능경기대회는 장애인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보여주는 기회의 장인 동시에 장애인 고용에 대한 인식 개선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이 대회를 통해 많은 참가자들이 자신의 진로 방향을 잡고 자신감을 얻어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광주지역본부에서는 장애인 기능인의 발굴과 육성, 그리고 안정적인 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장애인 기능경기대회를 통해 지역의 장애인들이 기술을 통한 자립과 성장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 많은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