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열돔에 갇혔다
고층건물·포장도로 비율 급증
열 순환 정체 폭염 해마다 심해져
고온지역 도심서 외곽으로 확산
체감온도 36~37도·열지수 24
곳곳 큰 나무 심고 녹지 확보해야
2025년 07월 06일(일) 20:45
광주시의 2022~2024년 지표면온도(오른쪽)가 2019~2021년에 비해 평균 2~3도 상승한 것을 보여주는 지표면 열분포도. 고층건물 밀집도가 높은 서구 등지는 38도 이상으로 지표면 분포도에서 붉게 표시되고 있다.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 제공>
광주도심에서 거대한 반구 모양의 열막이 형성되는 일명 ‘열돔 현상’이 해마다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3면>

주거와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심에서 고층건물과 포장도로 비율이 급증함에 따라 열 순환이 정체돼 숨막히는 폭염이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녹지가 많은 지역도 여름기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기후특성에 맞는 대책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진흥원)은 최근 ‘시원한 도시 조성을 위한 폭염취약상세지도 구축 기획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진흥원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여름철(6~8월)을 대상으로 광주지역 열분포도에 대한 분석(지표면 온도·습도·체감온도·열지수 등)을 진행한 결과다. 분석 기간은 2019~2021년과 2022년~2024년으로, 3년 단위 양상을 비교했다.

지표면온도 분석 결과 2019년~2021년 광주 도심지역은 평균 36~37도를 기록했으며, 일부 밀집지역에서는 37도를 초과했다.

2022~2024년 지표면온도 분석에서는 38도 이상으로 상승했고, 고온 지역의 범위도 이전보다 확대됐다.

도심 중심부를 기준으로 고온 지역이 한층 뚜렷해졌고, 상업과 주거지 밀집 구역에서 더욱 두드러졌던 고온현상이 점차 주변으로 확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36도 이하였던 일부 지역도 37도 이상으로 기온이 상승했다.

광주도심 외곽도 기온상승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2019년~2021년 외곽지역지표면 온도는 평균 30~32도를 기록하며 도심과 4~6도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2022~2024년 평균 33~34도로 상승했으며, 이전보다 1~2도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녹지와 산림이 분포된 도심 외곽에서는 온도 상승이 상대적으로 완만했으나, 도심과 외곽 지역간 온도차가 이전보다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체감온도와 불쾌지수를 끌어올리는 습도도 덩달아 오르는 현상이 관측됐다.

습도 역시 2019년~2021년 도심평균 72~76%대 분포를 보였다. 2022~2024년에는 평균 76~80%로, 이전 시기보다 4%정도 상승했다.

실제 2019~2021년과 2022~2024년 도심 체감온도는 평균 2~3도 상승(2019~2021년 35~36도 → 2022~2024년 36~37도)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4도 이상 상승했다.

온도와 상대습도를 조합해 사람이 느끼는 더위의 강도를 수치화한 값인 열지수도 증가했다.

2019년~2021년 광주도심은 평균 22~24의 열지수를 기록했고 중심부 일부 지역에서는 24를 초과하는 고열 분포를 보였지만, 2022~2024년 열지수는 24~25로 상승했다. 고열 지역이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외곽 지역도 열지수가 대부분 1~2 상승 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전문가들은 도심과 외곽 간 열환경 지표 차이가 소폭 축소되는 경향은 도시 확장과 주변부 개발 영향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곽지역도 기존 대비 온도 상승이 진행 중이므로, 산림·녹지 보호와 함께 도심과 외곽을 연계하는 통합적 열환경 완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광주는 ‘아파트 공화국’이기 때문에 당장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상태지만 열돔현상을 완화하려면 도심 곳곳에 작은 녹지 공간을 확충해야 한다”면서 “잔디나 꽃을 심기 보다는 키 큰 나무 등을 심어 바람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고, 빈집 등을 녹지공간으로 조성하는 등 기후환경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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