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태 어떻길래…‘로스쿨 음서제’ 말 나오나
이 대통령 우려 언급하면서 주목
2016년 불공정 입시 논란서 촉발
비싼 등록금에 대부분 명문대 출신
전남대 올 126명 중 지역출신 13명
대학 못가면 변호사 불가 지적도
2025년 06월 26일(목) 20:15
/클립아트코리아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광주·전남 타운홀미팅에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음서제’를 우려하는 언급을 하면서 로스쿨 실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광주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 행사에서 행사에 참여한 시민의 질문을 받은 뒤 로스쿨제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 시민이 당시 “로스쿨을 나온 사람만 변호사가 될 수 있는데, ‘금수저’인 사람만 그 로스쿨을 다닐 수 있다”고 질문 하자 이 대통령은 “법조인 양성 루트가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 과거제 아니고. 그런 걱정을 잠깐했다”고 발언했다.

음서제는 과거 고려와 조선 시대에 신분을 우대해 관리를 등용하던 제도를 가리키며, 사회 지배 계급이 관료 사회를 장악하는 수단으로 악용돼 왔다.

로스쿨 음서제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16년 대법관 등 고위 법관 자제들 30여명에 대한 로스쿨 불공정 입시 논란이 발생하면서다. 교육부는 2014~2016학년도 로스쿨 입학전형 6000여건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부모·친인척을 비교적 용이하게 추정하거나 특정할 수 있는 사례 5건을 확인했다. 이 중 ‘부정행위 소지가 인정되는 수준의 사례’는 1건이었다.

논란은 지난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돼 로스쿨이 법조계에 입문할 수 있는 유일한 관문이 되면서 더욱 거세졌다. 사법시험이 ‘가난한 사람도 공부만 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인식 하에 ‘개천에서 용 나는’ 관문으로 여겨졌던 점도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후 전국 로스쿨은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며 입학전형에서 학부 성적, 법학적성시험(LEET) 성적 등 정량요소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개인정보, 가족 정보 등이 모두 블라인드 처리하는 등 조치를 했다.

문제는 이 때문에 학부를 갓 졸업한 나이 어린 학생들이 선발 과정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점이다. 입학생 대다수가 명문대 출신의 어린 학생들로 채워져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변호사가 될 수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남대 로스쿨의 경우 2025학년도에 126명이 합격했는데, 이 중 광주·전남 지역 대학 출신은 전남대 10명, 조선대 2명, 광주과학기술원 1명 등 13명 뿐이었다. 나머지는 고려대 13명, 연세대 11명, 이화여대 12명, 한양대 11명, 성균관대 9명, 서울대 7명, 경희대 6명 등 ‘명문대’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합격자들의 나이 또한 20대가 105명으로 81.0%를 차지했고, 30대는 24명으로 19.0%에 불과했다.

다른 대학원에 비해 비싼 등록금도 ‘금수저’ 논쟁을 불러왔다.

전남대 로스쿨의 경우 국립대인 점을 감안해도 다른 대학원에 비해 등록금이 비싸다. 대학알리미 공시에 따르면 전남대의 2025학년도 학기당 평균 등록금은 554만 4200원으로, 전국 대학원의 전국 평균 등록금 422만 9870원에 비해 높은 편이다.

사립대는 훨씬 높다. 연세대(1018만원), 고려대(975만원), 성균관대(924만 6500원) 등 수도권의 로스쿨은 전남대의 두 배에 가까운 비싼 등록금을 요구하고 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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