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호남예술제 최고상]
산문-용돈/오서윤 진제초 4학년
2025년 06월 26일(목) 19:40
우리 엄마는 내가 용돈 받으면 늘 이렇게 말한다.

“엄마가 갖고 있다가 대학 갈 때 줄게~ 자, 얼른 줘.”

나는 그렇게 항상 엄마에게 뺏긴다. 그래서 한번은 “내가 가지고 있으면 안 돼?” 라고 물었지만 소용없었다.

엄마는 “너 그러다 받을 때마다 다~ 쓸거잖니 그러니까 그냥 엄마한테 줘.” 라고 하였다.

나는 그렇게 용돈을 받을 때마다 뺏기는 건가? 라는 생각에 속이 상했다.

번쩍! 좋은 생각이 났다.

우리 엄마는 항상 “얼마 받았니?” 라고 묻는데 그것을 이용하는 거다!

첫번째! 용돈을 잃어버렸어요 방법! 받은 용돈을 숨기고 잃어버렸다고 하는거다.

바로 시도해 보았지만 이 방법은 실패다.

엄마는 “그러니까 바로 맡겼어야지!” 하고 화만 냈다.

두 번째! 용돈을 못 받았어요 방법! 용돈을 숨기고 용돈을 못 받았다고 하는거다.

이번에는 성공할 것 같다.

다시 시도해 보았지만 “너가 ~하니까 용돈을 못 받지” 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얻었다.

이제 세 번째! 용돈 금액의 절반만 받았어요 방법! 받은 용돈에 절반 또는 일부분만 말하는 거다.

이제 마지막 방법이다.

드디어 성공! 그렇게 나는 용돈의 절반은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나의 죄책감이다. 나는 용돈이 좋아서 처음에는 절반, 그다음은 조금 더 또 조금 더 계속 늘렸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모아지는 용돈만큼 죄책감도 커져갔다.

이제 이건 그만하고 싶다. 아니, 못하겠다. 용돈을 다시 뺏기는 건 싫지만, 엄마를 속이고 있는게 더 싫다.

이제 그만 진실을 말해야겠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 조심스럽게 엄마를 불렀다.

그 순간 엄마의 다정한 눈빛에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엄마, 죄송해요…죄송해요. 흑 으앙~” 말하면서도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잘하고 있는지 파악이 안됐다. 그냥 울고 있었다.

엄마는 내가 잘못했는데도 미안하다고 힘들게해서 미안하다고 해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아주 잠깐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엄마가 말했다.

“우리 이제 이런 일 없게 우리 딸이 용돈 관리 할래? 대신 용돈 기입장도 쓰고, 하루에 사용할 금액도 정하는 거야 어때?”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날 보며 웃어주셨다. 나도 엄마를 보며 웃어주었다. 물론 거짓말을 했으니 혼이 나긴 했다. 그래도 답답했던게 홀가분이 벗겨진 느낌이다.

이렇게 용돈 소동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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