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초97”…고승환, 200m 꿈의 기록 목표로 달린다
“전국육상선수권서 남자 200m 20초45…한국新 0.05초 차 아쉬워”
도쿄세계육상선수권 출전·태어난 해인 1997년 맞춰 19초97 목표
2025년 06월 25일(수) 19:00
광주시청 고승환이 25일 오전 광주월드컵경기장 트랙 위에서 출발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국 남자 200m ‘현역 최강’ 고승환(29·광주시청)이 스스로를 뛰어넘는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25일 오전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고승환은 전날 전국육상선수권대회를 마치고 광주로 막 복귀한 참이었다.

고승환은 24일 강원 정선에서 끝난 ‘제79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200m 준결승에서 20초45를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전국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운 기록(20초49)을 0.04초 단축했다. 고승환은 남은 시즌 박태건의 한국신기록 20초40 타파에 나선다.

고승환은 “한국 신기록을 깨지 못한 건 아쉽지만 기량을 다 보여드렸다”며 “준결승날 트랙·몸 컨디션, 날씨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오히려 결승전 당일에는 전날과 같은 컨디션이 아니라는걸 알았고 침착하게만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량을 전부 보여줬다는 것은 주어진 트랙 위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뜻이다.

고승환은 “이번 대회는 레이스를 앞두고 준비가 완벽히 됐고 내가 뛰고 싶은 레이스를 한다는 자신감도 붙어있었다. 자신있었다”고 강조했다.

고승환의 자신감은 그동안 꾸준히 지켜온 연습 루틴이 실력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 자기 자신을 믿는 마음에 있다.

고승환은 출전 직전까지 “준비 잘 했으니까 자신감 잃지말자 후회없는 레이스하자”라고 말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고승환의 ‘질주’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됐다.그는 “당시 선생님께서 반에서 가장 잘 달리는 학생 나오라고 하셨고, 손을 들고 나갔다가 덜컥 1등을 했다. 1등을 하니 기분이 좋았고 그때부터 달리기에 대한 재미를 느껴서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고1때까지 멀리뛰기가 주 종목이었지만 고2때 인천고 감독·코치의 권유로 200m로 종목을 전환했다.

고승환의 고향은 인천이지만 2023년 광주시청 소속이 됐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선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팀인가’를 가장 고려했다. 그는 “광주에 기량이 좋은 선배도 많고 감독님과 코치님께 배울 점도 많다고 생각해서 광주로 답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고승환은 “아버지께서 항상 ‘육상은 기록경기다. 기록을 내기 위해 훈련을 하다 보면 메달은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하셨다. 메달에 목표를 두기보다 기록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독 기억에 남는 특별한 대회도 있다.

고승환은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 동메달을 땄을 때 정말 많이 울었다. 선발까지 과정도 힘들었고, 계주 전날 200m에서 7위를 하면서 내 커리어 하이가 20초68(2019년 나폴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끝날까 봐 무서운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동료들의 격려로 이겨냈고, 큰 시합을 뛰고 좋은 선수들과 경쟁한 경험으로 오히려 자신감을 얻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오는 9월 ‘2025도쿄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고승환의 각오는 남다르다.

고승환은 “2023년 방콕 세계대회 출전 때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대회 출전에 앞서 지난 대회 경험을 토대로 완성된 모습을 상상하며 준비하고 있다”라며 “한국을 대표해 출전하게 된다면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무엇보다 태극마크를 단 내 모습이 후배들의 지향점이 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육상 선수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희망을 담은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고승환은 “자신이 세운 높은 목표를 두고 남들이 비웃을 수도 있고, 가는 길에 몇 번이고 넘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그랬듯, 본인이 생각하는 목표까지 자신을 믿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도 받으며 달려나갔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1997년생인 그의 최종 목표는 뚜렷하다. 200m 19초97.

그는 “200m 19초97 기록을 세우는 것이 선수 인생의 최종 목표다. 태어난 해인 1997년에 맞춰 의미있게 질주를 마치고 싶다”라고 웃어 보였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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