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땐 원유가 폭등 지역경제 ‘심각’
2025년 06월 22일(일) 20:30
미국이 이란을 직접 공격하면서 지역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이 위치한 중동은 세계 최대 원유 매장지역 석유 공급 차질에 따른 국제 원유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어 지역 산업계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남 최대의 산업인 석유화학의 경우 이미 경영악화로 NCC 공장 매각 시도, 구조조정·사택 매각 설(說)이 잇따르고 있는데, 원유가격 상승 여파가 상황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유가 상승이 불러올 물류·운임비 증가로 광주·전남 수출기업에도 타격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22일 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선제 공격한데 이어 지난 21일 미국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내 3대 핵 시설을 타격했다.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내 무력 충돌 사태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산업계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중동 지역은 원유 매장량 세계 최대, 세계 원유 생산량은 31%가량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당장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지난 13일 기준 배럴당 74.23달러였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20일 기준 76.84달러로 올랐고,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같은 기간 74.23달러에서 77.01달러로 급등했다. 광주와 전남지역 휘발유값도 국제유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지난 15일 1L당 1616원(광주)이던 휘발유값이 연일 상승하며 22일 기준 1635원으로 상승했다.

가뜩이나 글로벌 과잉생산과 수요부진, 경쟁력 약화로 경영악화로 침체에 빠진 여수 석유화학산업단지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면서 그야말로 위기에 내몰리는 모양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는 최근 정부로부터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으로 지정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미 제품 수요 둔화가 굳혀진 상태에서 원재료(원유) 가격마저 오른다면 마진마저 줄어 경영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석화산업을 넘어 지역 수출기업에도 연쇄 충격이 가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량은 하루 평균 2000만 배럴로, 전 세계 원유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국내로 수입되는 중동산 원유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또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국내 선사들을 상선을 우회해야 해상 운임 인상과 운송 지연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호르무즈 해협 차단 시 운임은 최대 3배, 선박 운송일은 1~2주 지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광주지역은 자동차·가전·금형 등 부피가 큰 해상 수출 품목이 많다.

또 해협 봉쇄가 글로벌 공급망 위축을 불러와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부터 중소·중견기업의 경쟁력 저하, 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주 경제계는 정부에 유가 안정 대책 마련과 중소기업 세제 지원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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