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분산’ 움직임... 선도도시 광주에 집중을
정부 AI 산업 민간 투자 유치
AI 고속도로 구축 추진
광주 AI 중심도시 차질 우려
2025년 06월 22일(일) 20:00
/클립아트코리아
이재명 정부의 ‘AI(인공지능) 3대 강국’ 정책기조가 AI인프라 분산으로 윤곽이 잡히면서 광주 AI 중심도시 조성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I선도 도시 광주에 인프라를 집적해야 대한민국 AI기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문가, 광주시의 입장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광주는 민선 7기에 정부로부터 AI산업 투자를 이끌어내 이미 1단계 기반사업을 마무리 짓고 도약을 위한 2단계 사업을 서두르고 있어 정부의 전폭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SK그룹의 울산 AI 데이터센터 건립 출범식을 맞아 첫 산업현장 방문으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김우창 국가AI정책비서관 등이 참석했고, 최태원 SK 대표이사 회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등이 함께해 AI강국 조성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서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유치한 것이 각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오늘 제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여기 온 이유는 (AI 데이터센터가) 지방 경제와 산업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주는 일인 것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부터 ‘AI 3대 강국’을 공약으로 제시하며 ‘AI산업 100조원 투자’, ‘AI 고속도로 구축’,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개 이상 확보’ 등을 제시했다.

AI산업에 민간주도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내고 AI 고속도로로 전국 AI 데이터센터를 고속도로망처럼 연결해 모든 산업에 AI를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그에 걸맞는 AI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AI 고속도로 구축은 전국에 AI인프라를 분산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앞서 이 대통령 후보시절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던 ‘K-이니셔티브’의 ‘정책제안서’의 ‘K-AI’항목에도 AI 주권 확보(소버린 AI)와 AI 인프라 보급 등이 담겼다.

AI 슈퍼컴퓨팅 거점 인프라 연합인 GPU 1만 장급(IExaFlops급) 데이터센터를 전국 5대권역(수도권·강원권·충청권·호남권·부울경)에 분산 설치해 연계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이후 21대 대선 더불이민주당 정책 공약집에도 전국 어디서나 AI를 경험할 수 있는 ‘산업지원용 AI 거점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해 ‘AI 고속도로’를 구축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지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국정기획위원회의 ‘대한민국 진짜 성장을 위한 전략’ 해설서에도 AI 3대 강국 진입과 미래전략산업 육성과 관련 AI 인프라 구축과 관련 물리적 인프라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 국토에 걸쳐 연결된 AI 인프라 (‘AI 고속도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결국, 국정기조를 반영하는 각종 보고서와 정책공약집에서 AI관련 인프라 분산이 언급돼 광주 AI중심도시가 희석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지속적으로 전 국토 분산 투자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고 있다.

정부 AI정책이 분산 투자로 읽히면서 타 지자체들도 AI인프라 확보 경쟁에 나서는 등 광주의 잠재적인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20일 이 대통령이 주재한 울산지역 간담회에서 ‘정부의 울산지역 AI투자’를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이 대통령이 “광주도 AI특구를 만들어 달라고 하던데”라고 답하자 울산시장은 “광주는 연구중심이고 실제 산업현장은 울산에 있다”고 설명하기도했다.

광주에서는 AI인프라 관련 정부의 확고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과거 보수정권의 차별과 민주정부의 홀대로 이중 피해를 받아왔던 호남이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신뢰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AI전문가들은 “AI는 속도와 집적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민선 7기 타 지자체가 SOC사업을 요청 함에도 광주만 정부의 AI산업 투자를 요청해 1단계 사업을 마무리 짓고 있다는 점을 볼때 광주가 최적지다. AI 인프라를 전국에 배분하면 안그래도 부족한 AI인재들이 전국에 흩어져 집적 효과를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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