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대응 전환…신소득 작목 쑥쑥
곡성 옥과농협…‘옥과향’ 재배
작목 전환 지원…특화단지 조성
12개 농가 15개 하우스 5년 재배
천혜향·레드향 25t 첫 출하 완판
농업의 변화와 혁신 농협이 이끈다
7 고품질 특화 브랜드 육성
2025년 06월 18일(수) 19:10
기후 변화에 대응할 소득 작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천혜향 농장을 찾은 구정훈 옥과농협 조합장. <옥과농협 제공>
이상기후와 저출생 고령화는 농촌의 변화를 불러온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연평균 기온이 1도 올라가면서 농산물의 재배 적지(適地)가 바뀌고 일손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외국인 계절 근로자 없이는 농사 짓기가 힘들어진 현실은 농민들에게 ‘올해는 어떡하나’라는 불안감을 키운다. 그렇다고 배운 도둑질이 농사밖에 없는데, 수십 년 터전을 옮길 수도, 논·밭을 포기할 수도 없다.

곡성 옥과농협이 신소득 작목으로 만감류를 선정하고 특화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농민들의 작목 전환을 지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옥과농협은 사과와 벼농사 대신, 천혜향·레드향, 카랴향 등 만감류 농사로 전환을 유도하면서 지역의 활로를 찾는 데 힘을 실어줬다.

옥과농협 이경주 팀장은 “따뜻한 곡성의 기후로 겨울 재배가 가능하고 노지보다 수월한 하우스 재배 방식, 사과보다 일손이 적게 들고 벼농사보다 수익이 좋은 점 등을 감안해 만감류 재배의 가능성을 판단했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한 해 작황에 생계가 달린다. 갈수록 줄어드는 수확량에도 엄두를 못내고 죽으나 사나 꼭 붙들고 살아가는 이유다.

옥과농협은 이런 점을 감안, 구정훈 조합장을 중심으로 설득에 나섰다. 이들 농민들을 선진지로 데려가 직접 보여주고 전문 마이스터를 데려와 컨설팅부터 재배 기술 등 궁금한 내용을 알려주면서 힘든 작목 전환의 첫 발을 떼도록 지원했다. 처음 나무를 심어 상품 가치가 있는 열매를 맺는 데 걸리는 시간은 통상 4년. 시설하우스·보온커튼·묘목대·관수시설 등 설비를 갖추는데도 비용이 한두 푼 들어가는 게 아니다. 옥과농협은 이 때 ‘6년 무이자 대출’을 내걸었다.

구정훈 옥과농협 조합장은 “군이 보조금을 주고 농협이 지원해도 전체 설치 비용의 30%는 농가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라 금전적 압박이 클 수 밖에 없어 고민 끝에 결정했다”며 무이자 대출 배경을 설명했다.

곡성군을 찾아가 예산 지원도 이끌어냈다. 과잉 생산으로 가격이 낮아진 샤인머스캣 사례를 잊지 않고 한 해 3개 농가(0.7㏊)로 지원을 제한하면서 농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5년 전 이렇게 조성된 ‘옥과농협 만감류 특화단지’ 는 ‘옥과향’이라는 이름의 브랜드로 지역의 새로운 소득 작물을 키워내는 효자 단지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까지 12개 농가가 15개 하우스(4.2㏊)에서 천혜향·레드향·카라향·한라봉 등 만감류 재배에 나서고 있다. 5개 농가는 5년을 키워 낸 천혜향·레드향 25t을 올해 1월 한 달 간 첫 출하해 완판을 했다. 올 8월부터는 수확 농가가 더 늘어나는 만큼 만감류 전용선별기도 갖춰 수확기 신속히 대응하는 전략도 마련했다.

특화단지가 모양을 갖춰가고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수익성 등을 확보하면서 ‘옥과향’ 브랜드 경쟁력도 갖췄다는 게 옥과농협 분석이다. 청년 농업인들이 귀농해 만감류 농사에 나서는 등 인구 유입 기반을 갖추는 데도 역할을 했다.

다만, 한 때 ‘귀한 과일’이라는 인식이 컸던 샤인머스캣 재배 면적이 급격히 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던 점을 들어 무분별하게 재배 농가를 늘리는 방안은 경계하고 있다.

구정훈 옥과농협 조합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만감류 생산이 시작되면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소득작물을 추가로 발굴해 농가 소득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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