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기업 줄인상에 계란 값마저 4년만에 최고치…“서민 밥상 물가 휘청”
계엄사태 후폭풍…식품기업 줄인상에 5% 이상 뛴 품목 19개
KREI, 8월까지 계란값 전년 대비 최대 18.5% 오를 듯
2025년 06월 08일(일) 17:00
/클립아트코리아
서민의 기본 반찬 재료인 계란 가격이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식품기업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가공식품 물가가 반년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 먹거리 재료인 계란마저 급등할 경우 서민 밥상 물가 인상을 부추기는 주원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2025년 산란계 농업관측 6월호’에 따르면 계란 산지가격은 향후 3개월 동안 특란 10개 당 1750~1950원의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보다 12.4~18.5% 가량 높고, 평년보다도 9.9~15.8% 높은 수준이다.

KREI가 오는 8월까지 계란 산지가격 강세를 전망한 이유로는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의 고령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 등 각종 질병 발생으로 인한 계란 생산량 저하가 꼽힌다.

계란 산지가격은 지난 3월까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 급등하고 있는 추세다. 계란(특란 10개) 산지가격은 지난 4월 1773~1838원으로 전년 동월에 견줘 10.2~12.2% 올랐고, 5월에도 1790원에 육박하는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상승폭마저 커졌다. 지난 5월 기준 계란 산지가격은 1900원으로 전년 동월(1646원) 대비 15.4% 높았다.

계란 소매가격도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계란(특란 30개) 소매가격은 7026원으로 지난 2021년 7월 이후 47개월만에 7000원 선을 넘어섰고, 지속 상승하고 있다. 특란 10개 당 소매가로 환산하면 2342원 수준이다.

KREI는 “지난 3월 충청권 고병원성 AI로 인해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발생했고, 전국 계란 산지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산란계협회 역시 지난 3월 계란(특란 1개) 산지 가격이 146원이었지만, 최근 190원 수준으로 30% 가까이 올랐다고 고시했다. 이어 정부 규제 및 소매점의 폭리로 인해 계란 가격이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축산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오는 9월부터 산란계 1마리 당 사육면적 최소 기준이 기존 0.05㎡에서 0.075㎡로 확대됨에 따라 농장별로 사육가능한 산란계 마릿 수가 줄어들면 계란 생산이 감소 및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다.

계란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가공식품 물가가 또다시 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빵을 비롯한 베이커리 등 다양한 품목에 계란이 활용되기 때문이다.

앞서 국내 가공식품 업체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재료 등의 물가 상승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대폭 인상한 바 있다. 지난 반년 동안 가격이 오른 가공식품 품목은 53개로 통계청의 전체 조사 품목의 72%에 달한다.

특히 최근 반년 간 5% 이상 가격이 오른 가공식품만 19개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초콜릿이 10.4% 올랐고, 커피도 8.2% 뛰었다. 또 양념 소스·식초· 젓갈류는 7% 이상 상승폭을 보였고, 빵·잼·햄·베이컨 등도 6% 가까이 물가가 상승했다. 이 밖에 아이스크림, 냉동식품, 어묵, 라면 등은 5% 가량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이에 따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는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이 4.1%로 집계됐는데, 이는 12·3 계엄사태 직전(1.3%)의 3배 이상 상승한 수준이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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