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규제에 전기차 인기…캐스퍼 EV 흥행 날개다나
1~4월 전기차 76만대 판매…캐스퍼 4월 EU 수출 첫 2000대 넘어서
2025년 05월 26일(월) 19:42
광주글로벌모터 '캐스퍼 EV' 생산라인 <광주일보 DB>
올해 들어 시작된 탄소규제 영향으로 유럽연합(EU) 내 전기차 판매량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의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 수출에도 호재가 되고 있다.

26일 현대차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 1월 유럽에서 868대가 팔린 데 이어 2월 1694대, 3월 1956대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월 판매량 2000대를 넘어서는 등 흥행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해 12월 ‘인스터’라는 이름으로 유럽 판매를 시작했으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특정 모델은 최대 2년 가까이 출고 대기를 해야 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해 1~4월 EU 내 다른 전기차 판매량 역시 크게 늘어는 모습이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 통계를 인용한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1∼4월 EU 내 전기차 판매량은 75만 9325대로 작년 동기 대비 27.5% 늘었다. 같은 기간 EU 자동차 판매량이 0.3% 감소한 447만 737대로 거의 변동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전기차의 판매량은 높게 증가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뛰어넘는 이러한 판매 증가는 EU가 올해부터 시행한 탄소 규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올해부터 신규 승용차의 CO₂배출 가능 상한선을 2021년보다 15%가량 낮춘 ㎞당 93.6g으로 정하고 이 기준을 초과하면 목표 달성이 미흡한 것으로 간주해 g당 95유로(한화 14만 7000여원)씩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었다.

집행위는 업체들의 반발이 커지자 지난달 ‘2025∼2027년엔 신차의 CO₂배출 감축량 목표 달성 여부를 연간 단위가 아닌 3년 평균치로 계산한다’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채택하며 규제를 완화했다. 일부 규제가 완화됐지만 이미 시행된 탄소 규제로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기차와 더불어 EU 내 PHEV 판매량도 늘고 있다.

올해 1∼4월 EU 내 PHEV 판매량은 36만 661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늘어났다.PHEV 판매 증가에는 상계관세로 전기차 수출이 막힌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EU 집행위는 “중국 당국의 ‘불공정한’ 보조금을 받은 값싼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기존 10% 일반관세에 더해 7.8∼35.3%p의 추가 상계관세 부과 결정을 내렸다. 이에 지난해 10월부터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이 최소 17.8%에서 최고 45.3%로 올랐다. BYD, 지리,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업체들이 내연기관과 전기모터가 결합돼 상계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PHEV 출시에 집중했고, 이는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오토모티브뉴스는 “전기차와 중국 브랜드가 유럽 자동차 신차 시장의 지형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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