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축구장, 의료원- 김원영 우리들내과 원장
2025년 05월 22일(목) 00:00
KIA 타이거즈 나성범 선수 유니폼을 입고 온 환자에게 물었다. KIA는 반등할 수 있을까요? ‘투수 이의리 선수가 돌아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KIA는 죽을 쑤고 있지만 한화가 잘하고 있어 ‘보살’이라 불리는 한화팬들은 살맛 나겠다고, 야구는 생활이고, 야구 없는 월요일은 재미없고 힘들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한화의 선두권 질주와 더불어 올해 문을 연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도 화제다. 2019년 5월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사업’ 자문위원회 구성부터 시작된 야구장 신축은 2020년 8월 한국지방행정위원회의 타당성 평가와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를 통과해 진행되었다. 1393억원의 건축비는 타당성 평가를 거치면서 1579억원으로 늘어나더니 마지막에 2074억원이 되었다. 한화이글스는 총 건축비의 25% 정도인 486억원을 25년 간의 임대료로 미리 내고 그 기간 동안 입장료 수입, 구장 내외 광고 수익, 임대시설 수익 등 모든 운영 수익을 갖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불법은 아니지만 시민의 혈세로 주어진 특혜라고 주장한다. 한편 처음 한화생명 볼파크로 명명된 이름이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로 바꿨다고 한화이글스가 대전시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말도 한다.

프로축구 광주 FC는 강기정 광주시장이 구단주인 시민구단이다. 지난 3월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 J1리그 챔피언 비셀 고베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합산 스코어 3-2로 역전, 시민구단 최초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광주 FC의 위대한 도전은 4월 26일 사우디 아라비아의 알 힐랄 SFC에게 0-7로 완패하며 중단되었다. 광주 FC의 열악한 환경은 광주축구전용구장의 ‘논두렁 잔디’로 대변된다.

심지어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도 좋지 않아 지난해 10월 22일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230㎞나 떨어진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1억 5000만원의 추가비용을 들어 열었다. 강 시장은 광주시의회 시정질문에서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구단주로서 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대전 시민들이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를 부러워 했듯이 대전에는 있지만 광주에는 없는 것이 있다. 광주는 울산, 세종과 더불어 시립의료원이 없는 3대 광역단체이다. 대전은 2021년 1월 26일 국무회의에서 의료원의 예비타당성(이하 예타)면제가 통과 되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총 1759억여원(시비 1229억,국비 530억)의 사업비가 투여된다.

2020년 4월 7일 광주시는 감염병·재난·응급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광주의료원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20년 12월 30일 기획재정부의 예타 면제대상에서 탈락한다. 부지도 특정하지 못하는 등 준비 미비 때문이다. 2021년 2월 25일 ‘광주광역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가 제정되고 그에 따라 만들어진 설립추진위원회가 4월 22일 첫 회의를 가졌다. 7월 1일 광주시는 설립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어 ‘상무지구 도시융합 특구 선도 사업지’를 의료원 부지로 결정했다. 그러나 2021년 12월 31일 두 번째 예타 면제에서도 선정되지 못하고 탈락한다. 예산안 심의 과정에 설계용역비 10억원을 반영해 예타 대상인 신규 사업에서 빠져 ‘타당성 재조사’사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타당성 조사, 타당성 재조사에서 B/C(비용 대비 편익)에서 0.76으로 거푸 고배를 마셨다,

광주시 홈페이지에서 찾아 본 ‘21대 대통령선거 광주광역시 공약’ 제안에 ‘광주의료원’은 딱 한 번 언급되어 있다. 청년의 미래를 책임지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광주의료원을 만들어 ‘신규 일자리 확대’한다는 것이다. 지자체는 시민의 즐거운 삶을 위하여 스포츠센터도 짓고 스포츠 팀도 운영한다. B/C(비용 대비 편익)에서 1을 넘을 수 없는 사업이다. 그런데 시민 건강에 필수적인 의료원도 그런 관점에서 보지 않고 적자 운영만 걱정할까? 또 예타는 절로 떨어지는 감이 아니다. 준비하지 않지 않고 당연히 주어지는 일은 결코 없다. 지나간 일을 꼭 되돌아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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